[문화산책] 한 걸음 한 걸음 대한민국을 발견하라

경기일보 2024. 10. 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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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2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2009년부터 추진한 '코리아둘레길'의 전 구간이 개통됐다.

코리아둘레길은 우리나라 외곽을 잇는 초장거리 걷기여행길로 동해안(해파랑길), 남해안(남파랑길), 서해안(서해랑길), DMZ접경지역(DMZ평화의 길) 4개 구간(294개 코스) 약 4천50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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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숙 (사)한국관광개발연구원 실장

지난 9월2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2009년부터 추진한 ‘코리아둘레길’의 전 구간이 개통됐다. 코리아둘레길은 우리나라 외곽을 잇는 초장거리 걷기여행길로 동해안(해파랑길), 남해안(남파랑길), 서해안(서해랑길), DMZ접경지역(DMZ평화의 길) 4개 구간(294개 코스) 약 4천500㎞에 달한다. 2009년 시작한 동해안 해파랑길이 2016년 개통된 이후 나머지 3개 구간 개통까지 8년의 시간이 더 흘렀다.

필자가 일하는 기관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의뢰를 받아 동해안 탐방로 조성 타당성조사 연구를 수행했고 2017~2019년엔 필자가 남해안, 서해안, DMZ평화의 길 프로젝트에 참여했기에 코리아둘레길 전 구간 개통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필자가 프로젝트를 시작한 2017년엔 2000년대 초반 제주올레의 선풍적인 인기에 편승해 전국에 경쟁적으로 조성된 ‘걷기여행길’이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아 자주 언론의 질타를 받았다. 필자 역시 4천500㎞에 달하는 초장거리 걷기여행길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 사업일지, 지역연계와 체류관광 증진에 도움이 될지 고민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코리아둘레길은 새로운 길을 만드는 것이 아닌 지역의 길을 연결하고, 새로운 브랜드와 콘텐츠로 기존 길의 매력을 제고하는 사업으로 추진됐다. 그간 이 길이 지역을 더 가깝게 만나고, 치유 경험을 제공하는 관광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참 많은 사람들이 애를 썼다. 노선 조사에 참여한 열정적인 걷기 동호인들, 코리아둘레길 지킴이들,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애쓴 단체들까지. 15년간 정권이 몇 번 바뀌는 중에도 변함없이 사업의 취지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애쓴 문체부와 지자체 공무원 및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들의 수고도 참 많았다. 가끔 출장지나 여행지에서 코리아둘레길임을 알려주는 리본과 스티커 등을 마주치면 지난 15년간 이 길에 뿌려진 많은 수고에 감사하게 된다.

코리아둘레길은 참 많은 매력을 갖고 있다. 지역의 대표 관광자원을 지나고, 종일 바다만 바라보며 걷기도 하며, 소박한 포구 어촌마을을 자주 지난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가파른 산길을 따라 걷다가 숨 막히게 아름다운 경관을 마주하고, 해를 피할 그늘 하나 없는 길을 따라 걷다가 인생 노을을 만나기도 한다. 시끌벅적한 지역 전통시장을 지나기도 하고, 철책을 따라 걸으며 새삼 우리나라가 분단국가임을 실감하기도 한다. 때로는 아주 쾌적하고, 때로는 흙길과 무성한 풀숲을 헤쳐야 하는 길. 그래서 이 길은 인생을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아마 이런 연유로 인생의 여러 고비를 마주하거나 지나고 있는 세대들이 더욱 이 길을 사랑하는지도 모르겠다.

‘한 걸음 한 걸음 대한민국을 발견하라’는 2017년 코리아둘레길 브랜드 선포식에서 발표된 캐치프레이즈다. 거창한 타이틀 같지만 한 걸음, 한 걸음에 초점을 맞추면 이 길은 바로 우리 주변에서 시작함을 알 수 있다. 경기도의 경우 평택섶길, 안산대부해솔길, 평화누리길 중 일부가 코리아둘레길에 포함돼 있다. 4천500㎞ 전 구간을 도전적으로 완보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 요즘, 전 구간 완보는 아니더라도 내 주변부터 한 걸음을 내디뎌 보는 건 어떨까. 내가 사는 지역을 새롭게 발견하는 기쁨, 걷는 것이 주는 치유의 경험을 더 많은 이들이 경험하길 기대해본다. 참고로 코리아둘레길에 대한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두루누비 서비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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