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이상 기후에 풀죽은 축구장 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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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는 생물이다.
하지만 생물인 잔디의 경우 적재적소에 어떤 좋은 비료와 영양제를 투입해도 연일 폭염과 열대야, 스콜 등 예측하기 어려운 기후 변화에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기에는 항상 역부족이다.
구장별 현장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잔디 관리자와 잔디 전문기관, 그리고 관리 주체와 구장을 사용하고 있는 구단까지 함께 소통하며 이상 기후에 대비한 체계적이고 진화된 최상의 잔디 관리 솔루션을 공동 연구해 앞으로의 상생 방안 마련을 위한 넓은 시각에서의 접근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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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는 생물이다. 잔디는 일조량과 통풍이 매우 중요하다. 이와 함께 겉으로 나타나지 않는 그라운드 바닥 배수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기온과 기후에 따라 잔디의 컨디션이 달라진다. 사람도 더우면 얼음물을 마시며 체온을 낮추고 추우면 점퍼를 입으며 체온을 유지한다. 하지만 생물인 잔디의 경우 적재적소에 어떤 좋은 비료와 영양제를 투입해도 연일 폭염과 열대야, 스콜 등 예측하기 어려운 기후 변화에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기에는 항상 역부족이다.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천연잔디 대안으로 하이브리드 잔디로 운영하고 있는 사례가 있었다. 몇 년 전 K리그에서 구단별 경기력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며 구장 잔디 관리 문제가 대두돼 당시 큰 투자를 통해 파격적인 하이브리드 잔디를 국내 프로 무대에 처음 도입한 것이다. 인조잔디 파일과 천연잔디를 조합, 외부 충격에 의한 잔디 파임의 방지 효과를 강조했다. 그러나 당시 호평에도 불구하고 디보트 문제에 대한 빠른 원상회복의 어려움과 천연잔디 구장 대비 3배의 관리비용 부담, 복합구장으로 활용하는 사용 목적의 한계에 봉착하다 보니 축구팬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이상 기온에 따른 대책은 전무한 상태로 불만의 목소리만 커져 가는 상황에서 최상의 잔디를 만들어 가기 위한 개선과 대안의 길은 멀게만 느껴진다.
변화의 환경에 있어 필자가 근무하는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최초 조성 당시 페레니얼라이그라스(20%)와 켄터키블루그라스 종자(80%)를 혼합 파종해 관리 운영해 왔으나 비에 취약하고 고온다습한 혹서기 기후에 맞지 않아 잔디 종별 특성화를 고려, 현재는 켄터키블루그라스 단일종으로 관리해온 결과 그간 여러 차례 그린스타디움상을 수상하며 컨디션을 유지해 왔지만 폭염과 폭우로 인한 기온 및 기후 변화 탓에 기상관리 병해 문제, 답압과 부식물 축적으로 환원층이 생성돼 원활한 배수와 환원층 제거를 위해 그라운드 전면 교체를 결정, 11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게 됐다. 또 재단은 다층 지반구조 공법으로 배수력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왕사층 비율 증대와 점토 성분이 적은 그린사 모래 포설, 팝업식 헤드 11개소로 확대하는 관수시스템 개선까지 지난 9월부터 공사를 진행 중이다.
경기도, 수원시의 예산 지원 없이 독립채산제로 운영되고 있는 경기수원월드컵재단은 매년 약 4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천연잔디구장을 관리하고 있다. 재단은 관리인력 한계와 관리예산 증액의 적정성 여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변화의 환경에 맞춰 과감히 K리그 잔디 체질 개선을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여 바꿔 나가고 있다.
관리 방식의 고도화를 위해서는 전국 10개 월드컵경기장 잔디 관리에 대한 각자의 매뉴얼만 가지고 갑론을박할 일은 아니다. 구장별 현장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잔디 관리자와 잔디 전문기관, 그리고 관리 주체와 구장을 사용하고 있는 구단까지 함께 소통하며 이상 기후에 대비한 체계적이고 진화된 최상의 잔디 관리 솔루션을 공동 연구해 앞으로의 상생 방안 마련을 위한 넓은 시각에서의 접근이 필요할 때다.
사람도 성장 과정과 환경이 중요하고 생물인 잔디도 생육 환경과 여건이 좋아야 하듯 결과만을 가지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말고 과감한 하이브리드 잔디 도입 시기 때처럼 변화와 혁신의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끊임없이 잔디를 연구하는 현장의 노력이 있기에 질타와 쓴소리의 불통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인 상생 소통으로 지속적인 개선 솔루션을 발굴한다면 한 단계씩 성장통을 거쳐 K리그 잔디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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