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계 105억원 기부 “약자 위해 써달라”

김한수 기자 2024. 10. 8.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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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업무 협약
‘10·27 한국 교회 연합 예배’ 조직위 관계자들이 7일 사랑의열매에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금 105억원 전달식을 갖고 기념 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손현보·정성진·오정현 목사와 황인식 사무총장 등 사랑의열매 관계자. /이태경 기자

개신교계가 자립 준비 청년, 미혼모, 중독자, 탈북민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해 써달라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회장 김병준)에 7일 105억원을 기부했다. 오는 27일 서울 광화문에서 대형 예배를 개최할 예정인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조직위원회’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공동대표 회장), 정성진 거룩한빛광성교회 은퇴목사(공동대회장),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실행위원장) 등은 이날 오후 서울 정동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1차 모금액 105억6327만원 기부금 전달식을 가졌다. 1차 기부금은 지난 9월 9일 발대식 이후 모금된 금액이며 지난 4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계좌에 입금됐다고 한다. 모금회 관계자는 “개인이나 기업이 아닌 종교계가 이런 거액을 기부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총 200억원 모금을 목표로 하는 연합예배 조직위는 27일 연합예배 이후에 2차로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예배 조직위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기부식에 앞서 ‘취약 계층 지원 및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갖고 지속적으로 취약 계층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연합예배 조직위는 또 개신교계를 중심으로 연 30만명 헌혈 캠페인도 벌이겠다고 했다. 이날 기부식 후 기자회견에는 미혼모·탈북민·마약중독자 지원 단체 대표들이 나와 자신들의 활동을 설명했다.

기자회견에서 오정현 목사는 “200만 연합예배와 큰 기도회를 준비하면서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뭔가 손에 잡히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대체로 대형 행사 때에는 행사 후에 기부해 왔는데, 이번에는 마음을 같이하는 기업과 교회들이 한마음이 돼서 행사 전에 미리 기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성진 목사는 “왜 교회가 스스로 직접 나누지 않고 사랑의열매와 협약을 하느냐는 의견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아니라 교회 안의 빛과 소금으로 살지 않았나 하는 반성에서 공신력 있는 사랑의열매와 손잡고 귀중한 헌금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쓰이도록 결정했다”고 말했다. 손현보 목사는 “기부는 해본 사람이 또 하게 된다. 짦은 시간에 105억원이 모인 것은 하나님의 큰 은혜”라며 “총 200억원 이상을 기부함으로써 교회가 사회의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계기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7일 연합예배는 ‘건강한 가정, 거룩한 나라’를 주제로 열린다. 주요 주제는 ‘차별금지법’ 저지다. 개신교계는 그동안 국회에서 발의됐던 ‘차별금지법’이 동성애와 동성혼을 조장해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 어긋난다며 반대해 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참석자들은 “2007년 이후로 역대 국회에는 항상 차별금지법이 상정돼 왔다”며 “22대 국회에서도 상정될 것으로 충분히 예상되는데, 그런 입법 활동을 하면 한국 교회는 이를 막기 위해 10·27 예배 같은 더 큰 예배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연합예배가 정치색을 띠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참석자들은 “이 예배는 정치색은 완전히 배제한 복음주의적 예배가 될 것”이라며 “정치인들을 예배에서 인사시키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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