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대 교육 5년으로 단축 검토, 발상 자체가 문제

조선일보 2024. 10. 8. 00:1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7년 만의 의대 입학정원 증원이 확정된 지난 5월 24일 시민들이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인근을 지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이날 대입전형위원회를 열고 각 대학이 제출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사항을 심의·확정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내년 1학기 복귀를 전제로 의대생의 휴학을 허용해 예과 2년, 본과 4년 등 6년인 의대 교육과정을 5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내년 의사 배출 중단에 따른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라지만 교육의 질에 문제가 없겠느냐는 우려가 크다. 교육부는 7일 “의무화가 아니라 대학 선택”이라고 해명했지만 중요한 교육과정 문제를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하는 발상부터 문제가 있다. 의대 교육과정은 지금도 빡빡하게 운영되고 있다. 대부분 국가에서 의학 교육은 6년 이상 교육과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의료계가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주요 명분이 의대 교육의 부실화였다. 의대 교육과정 단축 검토는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의료계에 명분을 주는 정책이다. “수의대도 6년을 공부하는데 의대가 5년 공부할 수 있느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복지부 장관은 7일 국회에서 “(교육부와) 사전 논의는 없었다”고 했다. 교육부가 어떻게 이런 중요한 문제를 핵심 관련 부처와 협의도 없이 발표할 수 있는지 의아하다.

의대생 집단 휴학과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의대 교육과 배출에 1년 공백이 생겨 많은 문제점이 나와 있고 앞으로 다가올 문제도 적지 않다. 교육 문제만 아니라 전공의 선발, 군의관, 공보의 등 곳곳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점검해 사전에 부작용을 최소화할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 지금부터 준비해도 부족한 문제가 한둘이 아닐 것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