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정처장 "선거재판 기한준수 공문, 개별 사안과 무관"(종합2보)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논란에 "적절치 않은 행위"
"재판지연 수치 개선…법관 부족이 제일 큰 문제"
"북한 해킹에 정밀 보안진단…감찰실 후속조치"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7일 법원행정처가 일선 법원에 선거 재판 법정 처리 기한을 준수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과 관련 "개별 사안에 관여하려는 취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천 처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공문이) 구체적 사건에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이 의원의 질의는 법원행정처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법원행정처는 최근 "선거법 강행규정을 지켜달라"는 당부와 함께 각종 대응 예시 사안을 담은 권고문을 일선 법원에 보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범의 재판을 1심은 6개월, 2심과 3심은 각각 3개월 안에 끝마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지켜달라는 것이다.
천 처장은 "21대 선거 사건들의 재판 기간을 어겼다는 지적이 많았고 이를 바로잡아 보자는 취지에서 보냈다"며 "개별 재판에 대해서는 법원행정처가 일체 관여할 수 없고 법에 정해진 선거 재판 기한을 가급적 준수하자는 차원에서 독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규정상 선거 재판장들이 적절한 보고 조치 등을 하게 돼 있기 때문에 거기에 따라서 하도록 알린 것에 불과하다"고 부연했다.
천 처장은 이 대표의 재판이 지연되고 있다는 여당 의원들의 지적에는 "개별 재판에 대한 부분은 재판을 담당하는 재판장과 재판부의 역할이기 때문에 당부를 얘기하기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다만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재판이 신속, 공정, 충실하게 이루어져야 되고 법관들도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된다는 다짐을 하고 있지만 미치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검찰이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한 것에 대해 "(재판부가) 유무죄를 신중하게 판단하고 있다. 기존 양형 사례와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은 일반론적으로 그렇다고 말하겠다"면서도 "하지만 최종적으로 사건의 실체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2일 열린 검사 탄핵 청문회에서 구속 수감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출석해 증언하는 등 이 대표의 재판 관련 논란이 국회에서 다뤄지는 것에 대해 "권력분립 원칙상 국회 절차에 대해서 언급하기는 적절하지 않다"며 "재판 사항에 대해서는 법원을 믿고 공판중심주의에 따라서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 처장은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논란에 대해 후보자 매수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맥락을 잘 몰라서 특정 사안에 대해 단정적인 말씀을 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적절치는 않은 행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 여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 "대통령 거부권 행사의 헌법적 한계에 대해서는 학술적으로 많은 논란이 있다"며 "모든 국가 권력이 적절하게 행사돼야 하는 것은 사법부든 입법부든 행정부든 마찬가지"라고 했다.
천 처장은 윤 대통령 부부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에 대해 "직접 기소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기소가 됐을 때 판단이 이뤄져져야해서 어떤 판단도 할 수 없다"며 "엄밀한 증거조사를 거친 다음에 사법부에서 최종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재판 지연 문제와 관련해 "지금까지 수치를 보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장기 미제 처리 건수라든지 장기 미제율이라든지 하는 수치가 굉장히 좋아지고 있다. 조만간 당당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사건 난도는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 그에 비해 10년째 법관 수가 그대로 묶인 상태다. 그 부분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디스커버리 제도가 도입되지 않아 증거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필요했고 그에 따른 소요 문제도 있다"며 "의료 감정 문제가 난맥상을 보여 재판 지연의 큰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관이 전국 단위 전보를 다니다보니 생활이 불안정하고 업무가 많아 경륜과 실력을 갖춘 법관들이 사직했다"며 "워라벨과 육아를 중시하는 사회 흐름도 피해갈 수 없었다"고 부연했다.
딥페이크 범죄 관련 양형 기준에 대해 "범죄 피해의 심각성에 대한 상황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범죄 즉각 기준 방영 구조적 쉽지 않은 측면이 있지만 상황 인식은 공유해서 충실히 반영하도록 검토하겠다"고 했다.
사형제도와 관련된 질의에 "사형제도가 헌법상 부합하는 제도로 법에 들어와 있고, 국민의 법 감정이나 눈높이에 맞는 엄격한 양형이 잔혹범죄에 대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씀에 공감한다"면서도 "개별적인 재판에 있어서 재판장들이 그러한 부분을 충분히 반영해 올바른 재판을 이뤄내리라고 믿어보겠다"고 했다.
천 처장은 북한 해킹조직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국정원으로부터 협조 하에 정밀한 보안진단도 받고 수사기관 조사에도 적극 협조했다"며 "최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 조치했고 현재 감사원 감사까지 받고 있다.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오면 그것을 토대로 윤리감사실에서도 후속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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