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리 신분증’도 무사통과…성인 인증 사각지대 ‘무인 전자담배판매점’
[앵커]
최근 늘고 있는 전자 담배 무인 판매점의 성인 인증 방식이 허술해, 청소년들이 전자 담배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실제 취재진이 일부 현장을 확인해보니, 만화 캐릭터 사진으로 만든 가짜 신분증으로도 성인 인증이 됐습니다.
이유민 기잡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학원가.
골목길 흡연자들이 피는 건 대부분 전자담배입니다.
[흡연자/음성변조 : "이거는 딸기맛이에요. (전자담배) 피는 애들도 되게 많아요. 냄새도 안 배고."]
이들은 미성년자들입니다.
[고등학생/음성변조 : "진짜 많이 피어요, 제 친구들은 다 피는 것 같고. (반에서 5~6명…)"]
액상 전자담배는 청소년 보호법상 청소년에게는 판매가 금지돼 있습니다.
하지만 무인 판매점에선 현실이 다릅니다.
[고등학생/음성변조 : "(청소년들이) 그냥 신분증 주워 가지고 이렇게 산다고…"]
취재진이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가짜 신분증을 만들어 봤는데요.
종이에 '둘리' 사진을 인쇄했습니다.
이걸로 성인 인증이 되는지, 직접 확인해 보겠습니다.
["인증됐습니다! 신용카드로 결제해 주세요."]
터무니없는 가짜 신분증에도 인증이 그대로 뚫린 겁니다.
[무인 전자담배 판매점 이용객/음성변조 : "(인증 기계) 이거 그냥 장식 아니에요? 장식으로 하는 거죠. 그냥 판매하려고 하시는 것 같으니까."]
성인 인증이 이처럼 허술한 건 액상 전자담배의 경우 담배사업법상 관리 대상이 아니어서 관련 규제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청소년보호법에도 "나이와 본인 여부 확인" 정도만 규정하고 있어 무인 판매점의 성인 인증은 사실상 무용지물입니다.
[박정훈/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 "성인 인증 방식이나 기술에 대해서는 아무런 근거가 없고 이를 관리하는 정부 부처도 명확하지 않아서 청소년들이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습니다."]
청소년 액상 전자 담배 이용률은 해마다 높아지는 상황.
규제 없이 무방비로 노출된 무인 전자담배 판매점 역시 반년 전보다 4배 더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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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민 기자 (toyo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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