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최원태 KT 벤자민 3차전 선발...시리즈 운명 가른다
승부는 원점. 1승 1패로 맞선 정규 리그 5위 KT 위즈와 3위 LG 트윈스는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3차전을 치른다. 역대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에서 1승 1패로 3차전을 맞기는 6번. 전부 3차전을 이긴 팀이 최종 승리자가 됐다. 다만 KT는 이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4위 팀 필승(必勝)’이란 공식을 부수고 올라온 팀. 과거는 의미 없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3위 팀과 4위 팀 시리즈 최종 성적은 15승 16패로 백중세다. 그래도 3차전을 지면 남은 두 경기를 다 이겨야 하는 부담이 있어 두 팀은 3차전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선발투수 진용은 KT 우세라는 평가다. KT는 ‘LG 킬러’ 웨스 벤자민(31), LG는 최원태(27)에게 중책을 맡겼다.
◇명예 회복이냐 ‘킬러’ 재림이냐
LG는 최원태를 3차전 승부수로 내세웠다. 그로서는 작년 LG 우승에 기여한 게 없다는 자책감을 씻을 기회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KT를 상대로 2차전 선발로 나섰으나 3분의 1이닝 4실점, 1회에 강판당했다. 4차전에서도 구원 등판해 1이닝 1실점.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 통산 정규 시즌 기록(78승 58패 평균자책점 4.36)이 무색하게 가을 야구 무대에선 이전 팀(키움) 시절부터 약했다. 포스트시즌 통산 15경기 1패 1세이브 3홀드 11.17. 무승이다. 이번에 절치부심 명예 회복을 노린다. 올 시즌 KT에 3경기 2승 3.50을 거둔 터라 LG로서는 기대가 크다. 지난 8월 28일 경기에선 7이닝 1실점 호투로 KT 타선을 압도했다.
LG는 외국인 선발투수 자원인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불펜으로 활용하면서 포스트시즌은 3선발 체제(엔스-임찬규-최원태)를 기본으로 밀고 갈 방침이다. 마운드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얘기다. 최원태가 3차전에서 일찍 무너지면 불펜 부담이 커지고 4차전에서 투수 운용은 더 어려워진다. 최원태가 얼마나 버텨주느냐가 준플레이오프 전체 향방을 좌우하는 구조다.
설상가상, 상대가 만만치 않다. KT는 ‘LG 킬러’로 통하는 웨스 벤자민으로 맞불을 놓는다. 벤자민은 지난해 압도적인 LG전 성적(5경기 4승 0.84)을 바탕으로 ‘LG 킬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올 시즌도 4경기 1승 1패 1.93. 킬러로서 명성이 바래지 않았다. 올해 정규 시즌 성적은 11승 8패 4.63로 작년(15승 6패 3.54)만 못하다. 한때 퇴출설까지 나돌았다. 그러나 지난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반등하는 분위기. LG로서는 본색을 되찾은 ‘킬러’가 더 부담스럽다.
벤자민은 좌완 투수로 좌타자 바깥쪽 아래로 빠져나가는 유인구가 상당히 위협적이다. 좌타자가 많은 팀에 강하다. LG 타순에는 현재 9명 중 7명이 좌타. 이 때문에 KT는 원래 순서였던 윌리엄 쿠에바스 대신 벤자민을 3차전 선발로 낙점하고 시리즈 명운을 걸었다. 쿠에바스는 LG 상대로 통산 9경기 4패 9.00, 올해도 1경기 5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던 기록이 순서를 뒤집게 한 요인이다. 이강철 KT 감독은 “쿠에바스가 1차전에서 많이 던져 휴식도 생각했고, (LG와) 상대 전적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문보경·강백호 “나는 4번 타자다”
‘킬러’ 벤자민에게도 LG에 천적이 있다. 4번 타자 문보경. 이번 시즌 벤자민에게 9타수 4안타로 강했다. LG는 문보경이 살아나야 파괴력을 보강할 수 있다. LG 중심 타선을 이루는 4번 문보경과 6번 김현수가 1~2차전 무안타. 흐름을 번번이 끊고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17타수 8안타(타율 0.471)로 최고 활약을 펼친 그는 일단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선 8타수 무안타. 올 시즌 타율 0.301 22홈런 101타점으로 데뷔(2021년) 후 최고 성적을 일구며 포스트시즌에서도 기대를 모은 그로선 답답한 성적이다. 정규 시즌 KT와 만나서도 16경기 타율 0.360 18안타(5홈런) 19타점으로 강력한 모습을 보였는데 시리즈 초반 실망스러운 상태. 염경엽 LG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선 한두 명이 부진할 수 있다. (문)보경이가 3차전에서는 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문보경이 살아나야 LG 타선에 활력이 돋는다. 더불어 노장 김현수가 무안타 굴욕을 3차전에서 탈출할지도 관건이다.
KT 4번 타자 강백호는 가을 야구에서 빛을 발하는 선수다. 지난해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가을 야구를 통째로 날렸지만 그 아쉬움을 풀려는 듯 올해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16경기서 56타수 21안타 타율 0.375 1홈런 7타점 8득점을 기록한 그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과욕을 절제하고 팀 배팅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0.571(7타수 4안타)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을 한 단계 위로 이끄는 첨병 역할을 했다.
LG와 1차전에서도 4타수 2안타 1득점.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던 2차전에서도 방망이를 짧게 잡고 밀어 쳐 희생플라이를 만드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백호가 철들었네”라는 찬사가 나왔다. 강백호는 정규 시즌 LG전에서는 타율이 0.189로 저조했으나 3홈런 10타점으로 힘은 건재했다. 그가 벤자민 호투를 지원하는 결정적 한 방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KT는 또 한번 이변을 꿈꿀 수 있다. KT는 5위 결정전부터 준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4경기 12타수 무안타로 부진하던 베테랑 황재균이 2차전 4타수 2안타로 살아난 점이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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