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예술가들 창작혼 불태운 작품… 만지고 듣고 보고 오감으로 느낀다

이강은 2024. 10. 7.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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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장애예술인들은 창작활동을 해도 발표할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모든 창작예술은 관객과 함께할 때 마지막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문화재단 이창기 대표는 "장애예술인의 작품을 문턱 없이 감상할 수 있도록 시도한 특별전이 많은 시민에게 다양한 의미로 기억되길 바란다"며 "이런 시도와 노력이 장애예술인의 창작 활성화를 이끌고, 예술 현장에서 약자와의 동행을 실천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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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까지 예술의전당서 기획전
장애예술센터 작가 6팀 출품
모형 만지는 ‘촉각 감상’ 눈길

“그동안 장애예술인들은 창작활동을 해도 발표할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모든 창작예술은 관객과 함께할 때 마지막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형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은 최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개막한 장애예술기획전 ‘기울기 기울이기’를 반기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장애예술 주제기획전 ‘기울기 기울이기’ 개막행사를 마친 후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뒷줄 오른쪽 세 번째)와 장형준 예술의전당 사장(〃 네 번째), 김형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앞줄 오른쪽 세 번째) 등이 참여 작가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제공
서울문화재단과 예술의전당이 주최하고 효성그룹이 후원한 이번 전시에선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14기 입주예술가 6팀(김은정·김진주·박유석·이기언·송지은·윤하균·허겸)의 작품 30여점이 관객과 만난다. 귓속말의 다정함을 표현해 소리와 촉감으로 감상할 수 있게 한 설치미술과 식물의 생태 변화를 관찰해 그린 구족화, 후천적 시각장애로 변화하는 삶과 감정을 표현한 미디어아트,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서울 풍경 연작 회화 등 장애가 다른 작가들이 다양한 기법으로 표현한 작품을 볼 수 있다.

장애인·비장애인 관람객 누구든 편하게 전시장을 둘러볼 수 있도록 배려한 환경도 돋보인다. 색약자와 저시력자를 위한 보정안경과 촉각감상도구, 쉬운 해설, 수어, 음성안내, 점자, 화면 자막 등이 제공된다. 어린이와 발달장애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전시 설명도 마련됐다. 토요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 전시 해설사(도슨트)가 각 작품에 대해 쉽게 설명해 준다. 특히 작품별로 제작된 촉각 도구는 새로운 감상법을 제시한다. 작품 감상 촉각 도구란, 시각예술 작품 관람이 힘든 저시력자가 손으로 작품의 미니어처(작은 모형)를 만지며 작품을 이해할 수 있게 한 도구다. 9일에는 작품 감상 촉각 도구를 직접 만들어보는 ‘눈과 손으로 전시 보기’ 워크숍(연수)도 진행된다.

서울문화재단 이창기 대표는 “장애예술인의 작품을 문턱 없이 감상할 수 있도록 시도한 특별전이 많은 시민에게 다양한 의미로 기억되길 바란다”며 “이런 시도와 노력이 장애예술인의 창작 활성화를 이끌고, 예술 현장에서 약자와의 동행을 실천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는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장애예술 분야 전문 창작공간으로, 2007년부터 지금까지 장애예술인 350여명이 거쳐 갔다. 전시는 15일까지이며 무료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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