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또 ‘불복’ 조짐…미 대선 혼란 우려
선거 소송만 90여건…해리스 “트럼프, 다음 임기는 안 돼”
11월 미국 대선을 한 달 앞두고 공화당이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과 선거 이후의 혼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화당의 대통령·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J D 밴스 상원의원이 2020년 대선 결과를 부정하며 올해 대선 승복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가운데 공화당 핵심 인사들도 이런 입장에 동조하고 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사진)은 6일(현지시간) ABC뉴스 인터뷰에서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이 이기고 트럼프가 졌다고 말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답 대신 “이것은 주류 언론과 주류 공화당이 벌이는 일종의 게임”이며 “우리는 미래에 집중하고 있는데, 4년 전 일어난 일을 추궁하고 있다”고 엉뚱한 대답을 했다. 극보수 성향인 존슨 의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전복 시도를 앞장서서 지원했다. 헌법 전문 변호사인 그는 공화당 의원들이 대선 결과 인증에 반대할 수 있는 논리를 개발했다. 또 텍사스주가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경합주 4곳에 제기한 대선 무효 소송을 지지하는 의견서에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서명하도록 주도했다.
올해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할 경우 존슨 의장이 불복 캠페인에서 중책을 맡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인 톰 코튼 상원의원도 이날 NBC방송에서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서 패배했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즉답하지 않으면서 “바이든이 2020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여러 모로 불공정한 선거였다”고 답했다. 코튼 의원도 2020년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아왔다.
지난 1일 CBS가 주관한 부통령 후보 TV토론에서도 밴스 의원은 끝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공화당은 올해 들어 경합주를 중심으로 선거 규칙과 관련한 소송을 90여건 제기한 상태로, 벌써부터 올해 대선 패배에 대비해 불복을 위한 기초작업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7일 새 회기를 시작하는 연방대법원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대선 관련 각종 소송을 놓고 연방대법원이 최종 판단을 내리는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연방대법관 9명 중 6명이 보수 성향이다.
해리스 캠프는 이날부터 2020년 대선 불복을 공격하는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특히 2021년 1월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압에도 미 의회의 대선 결과 인증 절차를 진행하다 눈 밖에 난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의 사진과 밴스 의원의 사진을 나란히 보여주면서 “다음번에는 트럼프를 막을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광고를 게시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 불복하고 의회 폭동에 연루된 것, 펜스 전 부통령을 위협한 것 등을 비판하면서 “우리는 그에게 두 번째 임기를 허락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 8일간 네 번째로 위스콘신주를 찾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민주당이 선거 부정을 저지르고 미국인의 투표 접근권을 막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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