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친인척 부당대출, 장인·처남 배우자까지 가담… 계열사도 동원 [뉴스+]

김수미 2024. 10. 7.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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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처남, 처남 배우자, 장인까지 부당대출
우리은행 출신 주도로 저축은행, 캐피탈도 동원
당국 “경영진 대처 안해 계열사로 부당대출 확대”
임종룡 회장, 국감 증인 출석...지주회장 첫 사례
손태승(사진)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친인척 관련 회사 부당대출이 우리은행 뿐 아니라 저축은행과 캐피털 등 다른 계열사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계열사로 간 우리은행 출신들이 부당대출을 주도하고, 손 전 회장의 처남 뿐 아니라 장인, 처남의 배우자까지 부적정 대출을 받고 일부 자금은 개인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우리금융 경영진이 부당대출 사실을 인지하고도 신속하게 대처하지 않아 부당대출이 계열사로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저축은행과 우리캐피탈에 대해 수시검사를 실시한 결과, 손 전 회장 처남의 배우자와 장인 등 친인척 관련 회사에 우리금융저축은행과 우리캐피탈이 각각 7억원씩 총 14억원의 부적정 대출을 취급했다고 7일 밝혔다.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에 처남 뿐 아니라 처남 배우자와 장인까지 가담하고, 우리은행 뿐 아니라 계열사까지 손을 뻗은 것이다.

사진=뉴시스
금감원에 따르면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우리은행 출신이 아닌 직원이 ‘부정’ 의견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1월31일 손 전 회장 처남의 배우자가 대표이사였던 A법인에 7억원의 신용대출을 내줬다. 이 과정에서 우리은행 출신 임직원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출금 일부는 손 전 회장 처남의 배우자 개인계좌로 이체돼 개인적 용도 등으로 유용한 정황이 확인됐다.

우리캐피탈은 2022년 10월21일 손 전회장의 장인이 대표이사였던 B법인에 부동산담보 대출 7억원을 해줬고, 손 전회장의 친인척이 대출금의 일부를 개인계좌로 송금받아 개인적 용도 등에 유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0월30일에는 B법인이 원금을 미납하고 신용등급 악화, 담보물 시세 하락으로 상환여력이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은행 출신 본부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여신위원회가 채권 보전조처 없이 만기 연장을 승인해줬다.

금감원은 “우리은행과 경영진이 손 전회장 친인척 관련 부적정 대출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즉각적인 대처를 하지 않음에 따라 부적정 대출이 계열사로 확대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지주내 구태의연한 조직문화, 느슨한 윤리의식과 함께 지주 차원의 내부통제 미작동 등이 금융사고의 예방·조기적발을 저해했다”고 비판했다.

이번 수시검사에서 우리은행 전직 임직원이 우리금융 계열사 뿐 아니라 손 전 회장의 친인척 관계사에 재취업해 대출에 관여하거나 취급·관리를 소홀히 한 사례도 적발됐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로 확인된 손 전회장 처남의 배우자 등 차주와 해당 대출의 신청·심사에 개입한 우리은행 출신 임직원 등 관련인의 대출금 유용 등 위법 혐의에 대해 수사기관에 통보하고, 부적정 대출 취급과 만기연장에 관여한 임직원들에 대해서는 엄중한 자체징계 조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부당대출 의혹 관련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처남 김 모 씨가 지난 9월 7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사문서위조 등 혐의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우리은행에서 350억원대 부당대출에 관여한 손 전 회장 처남과 임 모 전 우리은행 본부장은 이미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됐다. 

금감원은 “향후 금융지주 차원의 조직문화 및 윤리의식 등 문제점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미흡한 부분을 신속하게 개선‧강화하도록 지도‧감독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오는 10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리는 국회 정무위의 금융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다.

주요 금융그룹 회장이 국감 증언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은행 등 주요 계열사들이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법인에 수백억원대 부당 대출을 해준 경위와 이를 인지하고도 금융당국에 즉시 보고하지 않은 이유 등한 질의가 쏟아질 전망이다. 또 우리금융이 추진중인 동양생명·ABL생명 통합 인수 관련 적격성 논란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증인 명단에 오르지 않았다. 정무위 안팎에서는 손 전 회장을 증인으로 부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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