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차기 수장 이어…이란 정예부대 사령관도 ‘생사 불명’
외신 “이란 내부 공황 상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차기 수장으로 뽑힌 하심 사피에딘이 실종된 데 이어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의 행방도 묘연한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6일(현지시간) 이란 고위 안보 관계자 2명의 말을 인용해 지난 3일 이스라엘이 사피에딘을 겨냥해 레바논 베이루트 외곽 다히예를 공습한 이후 에스마일 가니 쿠드스군 사령관(사진)과 연락이 끊겼다고 보도했다. 통신과 인터뷰한 한 관리는 공습 당시 가니 사령관도 같은 지역에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가니 사령관이 사피에딘을 만나진 않았다고 했다.
가니 사령관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것은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 공습에 폭사한 지 이틀 후인 지난달 29일이다. 그는 당시 이란 수도 테헤란의 헤즈볼라 사무실에 나왔다. 그러나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나스랄라를 추모하기 위해 이달 4일 집전한 금요예배에는 불참했다. 혁명수비대는 가니 사령관의 행방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가니 사령관은 국민 영웅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2020년 미국에 암살된 뒤 쿠드스군을 지휘해왔다. 쿠드스군은 혁명수비대 내 해외 작전을 담당하는 정예부대다. 이라크와 시리아, 레바논 등에서 활동하는 친이란 무장조직에 자금과 무기, 훈련, 대테러 작전을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나다브 쇼샤니 중령은 이날 가니 사령관 사망설과 관련해 “누가 거기(공습 장소)에 있었고 없었는지 의문이 많다”며 “더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면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의 전면전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쿠드스군 사령관이 사라지자 이란 내부는 술렁이고 있다. 혁명수비대의 한 경비대원은 가니 사령관에 관한 이란 고위 당국자들의 침묵이 일반 구성원들 사이에서 공황 상태를 만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나스랄라의 사촌인 사피에딘 역시 헤즈볼라 수장으로 추대된 이후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헤즈볼라의 의사결정 기구인 슈라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그를 헤즈볼라 1인자인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마흐무드 크마티 헤즈볼라 집행위원은 이날 이라크 국영TV에서 이스라엘이 사피에딘을 찾기 위한 수색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헤즈볼라가 차기 수장을 뽑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가니 사령관 실종과 관련해선 “나는 정보가 없다. 우리도 이 문제의 진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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