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8년 만에 열린  '재일동포 더비' [사진잇슈]

박시몬 2024. 10. 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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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삼성 한호강이 FC안양 리영직과의 '재일동포 더비'에서 먼저 웃었다.

6일 경기 용인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4 34라운드 수원삼성과 FC안양의 경기가 열렸다.

8년 만에 성사된 재일동포 더비에서 두 선수의 투지는 여느 때보다 더 불타올랐다.

경기가 끝난 뒤 한호강은 "재일동포 선수들이 문화와 생활방식 차이로 한국 리그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영직 형과 내가 주전으로 맞붙어 뿌듯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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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한호강-리영직 K리그 첫 맞대결
양팀 빗장수비 책임진 두 센터백 대결
일본 조선학교 축구부, J리그서 활약한 K리거

수원삼성 한호강이 FC안양 리영직과의 '재일동포 더비'에서 먼저 웃었다. 8년 만에 성사된 재일동포 선수 간 맞대결에서 두 선수는 물러설 수 없는 경쟁을 펼쳤다. 팽팽한 접전 끝에 후반 선취 득점에 성공한 수원이 안양을 1-0으로 제압했다.

수원 한호강(왼쪽)과 안양 리영직이 6일 경기 용인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4 34라운드 수원삼성과 FC안양 경기에서 인사하고 있다. 용인=박시몬 기자

6일 경기 용인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4 34라운드 수원삼성과 FC안양의 경기가 열렸다. 다이렉트 승격을 목표로 하는 1위 안양과 승격을 위해 플레이오프 진출이 절실한 7위 수원의 경기였다.

‘승점 6점’짜리 경기에는 특별한 만남이 있어 축구팬들의 이목이 더욱 집중됐다. 일본 J리그에서 활약한 재일동포 한호강과 리영직이 K리그에서 처음 맞대결을 펼친 것. 이번 ‘재일동포 더비’는 2016년 10월 당시 부천FC의 진창수와 대구FC의 우상호가 만난 이후 약 8년 만이다.

킥을 시도하는 안양 리영직(왼쪽)과 수원 한호강. 용인=박시몬 기자
안양 리영직(왼쪽)이 수원 박승수 옆에서 헤딩으로 공을 걷어내고 있다. 용인=박시몬 기자
수원 한호강(오른쪽)이 안양 한가람의 슈팅을 막고 있다. 용인=박시몬 기자

J리그 통산 111경기를 뛴 한호강은 2022년 요코하마FC에서 전남드래곤즈에 입단했다. 지난해 2월 수원삼성에 둥지를 튼 한호강은 현재까지 팀의 주전 센터백 자리를 꿰차고 있다. 대한민국 국적자인 그는 병역법 적용에 따라 한국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리영직은 J리그에서 248경기와 북한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23경기를 소화했다. 지난해 말 은퇴를 진지하게 고민하던 그에게 안양이 손을 내밀었다. 올해 3월 팀에 합류한 리영직은 안양에 은혜를 갚겠다는 다짐으로 수비를 책임지고 있다.

한호강과 리영직은 일본 조선학교에서 축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조선학교는 해방 이전 일본에 거주하던 조선인들이 후대에게 민족과 역사를 가르치기 위해 세운 학교다. 2010년 이후 일본 정부의 고교무상화 정책 대상에서 제외된 조선학교는 차별과 어려움 속에도 소수지만 꾸준히 프로 축구선수를 배출하며 조선학교 학생들과 일본 동포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수원 한호강(오른쪽)과 안양 리영직이 몸싸움을 하고 있다. 용인=박시몬 기자
수원 한호강(왼쪽 세 번째)과 안양 리영직(왼쪽 네 번째)이 수원 진영 페널티박스에서 몸싸움을 하고 있다. 용인=박시몬 기자
수원 한호강과 안양 리영직(오른쪽)이 수원 진영 페널티박스에서 몸싸움을 하고 있다. 용인=박시몬 기자
안양 리영직(가운데)이 수원 한호강(리영직 왼쪽)을 마크하고 있다 . 용인=박시몬 기자

8년 만에 성사된 재일동포 더비에서 두 선수의 투지는 여느 때보다 더 불타올랐다. 치열하게 공방을 이어간 경기는 후반 35분 수원의 선취 득점으로 균형이 깨졌다. 수원 박승수의 패스를 받은 피터가 안양의 골망을 가른 것이 승리득점이 되며 수원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승패가 갈렸지만 그라운드 위에서 모든 힘을 쏟은 한호강과 리영직은 후회없이 싸운 서로를 향해 아낌없는 격려를 보냈다.

안양 리영직(왼쪽)이 수원 피터(오른쪽)에게 실점을 허용하자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용인=박시몬 기자

경기가 끝난 뒤 한호강은 "재일동포 선수들이 문화와 생활방식 차이로 한국 리그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영직 형과 내가 주전으로 맞붙어 뿌듯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안영학 선수가 뛰는 모습에 반해 축구를 시작했다는 한호강은 조선학교 후배들에게 꿈을 안길 수 있는 사명감을 가지고 남은 정규리그 4경기를 다 이긴 뒤 플레이오프에서 승격까지 이뤄내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수원 한호강이 FC안양에 1-0으로 승리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용인=박시몬 기자

박시몬 기자 sim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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