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복수의 소용돌이를 중단하라”
새 추기경 21명 발표…142명으로
이슬람과의 대화·평화 의지 담겨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6일(현지시간) 21명의 새 추기경 명단을 발표했다.
교황청 매체인 바티칸 뉴스가 이날 공개한 명단을 보면 추기경에 임명된 21명 중 최연소자는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호주 멜버른에서 사역 중인 44세의 미콜라 비초크 대주교다. 바티칸 외교관으로 오래 근무한 안젤로 아체르비 대주교(99)가 최고령자다. 출신 지역별로는 남미가 5명으로 가장 많다. 인도네시아와 일본, 세르비아, 필리핀, 인도, 코트디부아르, 알제리 등 다양한 국가에서 추기경이 나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새 추기경들의 출신지는 가톨릭교회의 보편성과, 교황청과 전 세계 교회 사이에 불가분의 유대감을 표현한다”고 말했다.
이번 명단에는 벨기에 출신으로 이란 테헤란에서 사역 중인 도미니크 마티외 대주교가 포함됐다. 이란에서 추기경을 선발한 것은 이슬람과의 대화와 중동 평화를 추구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교황은 새 추기경 발표에 앞서 “국제사회는 복수의 소용돌이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국가는 평화와 안전 속에서 존재할 권리가 있다”면서 “주권은 증오나 전쟁이 아닌 대화와 평화로 보장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임명으로 교황 선출 선거권을 지닌 추기경 수는 기존 122명에서 142명으로 늘었다. 추기경으로서 ‘콘클라베’(교황 선출 회의)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은 만 80세 미만으로 제한된다. 이번 임명자 가운데 유일하게 80세가 넘은 최고령자 아체르비 대주교를 제외하면 모두 선거권을 갖는 추기경이 된다.
원칙적으로 선거권이 있는 추기경 수는 120명을 넘지 않아야 하지만 이전에도 일시적으로 인원 상한을 넘긴 경우는 많았다. 초과 임명은 교황 선거에 참여하는 추기경단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안으로도 활용되곤 했다.
추기경은 가톨릭교회 교계제도에서 교황 다음의 권위와 명예를 가진 성직자 지위다. 교황을 보필하고 교회를 원활하게 이끄는 역할을 한다. 붉은 제복을 착용한 것에 빗대어 ‘교회의 왕자’ ‘홍의주교’(紅衣主敎)라고도 부른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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