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분사설’에 선 그은 이재용 “사업 성장 갈망”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고전하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의 분사와 관련해 “관심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7일 필리핀을 방문 중인 이 회장은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파운드리) 사업의 성장을 갈망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반도체인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의 부진에 분사 가능성이 거론되자 이를 일축한 것이다. 이 회장이 사업 분사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은 2019년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해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내세웠지만, 기대와 달리 비메모리 부문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최근 수율(양품 비율)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올 상반기에만 1조5000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장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 중인 새 반도체 공장과 관련해선 “변화하는 상황으로 인해 조금 힘들어졌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회장은 전날 필리핀 칼람바에 있는 삼성전기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사업장을 찾아 인공지능(AI), 로봇,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를 선점할 것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하는 핵심 부품이다. 스마트폰·전기차 등에 사용되며 ‘전자산업의 쌀’로도 불린다.
김경민·김상범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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