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채상병 희생 헛되지 않게 체육대회?…약속한 심리치료는 정작
생존 해병들 "사고 후 부대에서 분리당해"
"심리치료 사실상 없었다" "군을 못 믿겠다"
[앵커]
채 상병 순직 사건 직후 해병대는 후속 대책으로 생존한 동료 해병들의 심리치료를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생존 해병들은 "사실상 치료는 없었다"고 말합니다. 게다가 해병대는 채 상병의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한 대책이라며 '체육대회와 전투체육'을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유선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채 상병 순직 열하루 뒤 해병대사령부가 만든 문건입니다.
'채 상병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면서 각종 후속 대책을 적었습니다.
해병대를 다시 결집시키기 위한 단결력 강화 계획으로는 사단·여단 단위 체육대회와 소대·중대별 전투체육을 내놨습니다.
순직 사건의 후속 대책으로 체육대회가 적절했냐는 질문에 해병대사령부 측은 "원래 하던 체육대회만 했고 추가로 열지는 않았다"면서 "전반적인 사기 진작에는 도움이 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생존 해병들은 자신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은 없었고 오히려 분리를 당했다고 말했습니다.
[A씨/생존 해병 : 그 일(채 상병 순직 사고) 있자마자 바로 저희들만 따로 막 다 그냥 버스에 다 집어넣고, 바로.]
후속 대책 문건에는 생존 해병들의 심리치료를 지속 지원하겠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해병대는 실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했다고 주장했지만 생존 해병들의 말은 달랐습니다.
[A씨/생존 해병 :한 번씩 막 진료받고 그 이외에 저희만 따로 더 뭘 해준다거나 그런 건 딱히 기대 안 하긴 했는데 어쨌든 없었던 것도 사실이어서.]
[B씨/생존 해병 : 군을 못 믿겠어서 군에서 안 받고 최근에 (외부) 정신병원에 이제 검사받고 계속 통원 치료하고 있어요.]
해병대사령부는 문건 첫머리에 자신들을 원망하던 유가족이 지금은 진정성을 이해하고 해병대를 응원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등의 책임 회피가 계속되면서 유가족의 마음도 바뀌었습니다.
채 상병의 어머니는 지난달 해병대의 조치에 화가 치밀고 용서할 수 없다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자료제공 추미애 국회 국방위원실]
[영상취재 이동현 영상편집 박선호 영상디자인 신하림 영상자막 장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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