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김만배 ‘2018년 이재명 재판 판사에게 돈 많이 썼다’고 말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대장동 개발 의혹 재판에서 “김만배씨가 (이재명 대표 선거법) 1심 판사에게 2018년 선거법 (판결) 관련해서 돈을 많이 썼다고 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조형우) 심리로 7일 열린 공판에서 유 전 본부장은 ‘김씨에게서 들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특히 1심 판사에게 친구를 통해서 180억원의 사업자금을 대줬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2심 판사는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온다고 (했고) 그 분이 (벌금) 300만원을 (선고해서) 대법원에 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18년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한 뒤 티브이(TV) 토론회에 참석해 ‘친형을 강제입원 시키려고 한 적 없다’는 취지의 허위 발언을 한 혐의(선거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2심에서는 당선무효형(벌금 300만원)이 나왔으나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유 전 본부장의 증언은 이 대표 무죄를 위해 김씨가 법원에 로비를 했다는 취지다. 유 전 본부장의 발언에 김씨의 변호인이 “그 말을 믿었느냐”, “근거없이 말하지 말라. 사법부의 명예가 (달렸다)”라며 반발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정확한 것을 말해야 하는데 사법부의 명예를 왜 말하느냐. (김씨가) 판결문에 이런 문장 나온다고 했는데 실제 나왔다. (그래서) 나는 믿었다”고 재반박하기도 했다. 분위기가 격앙되자 재판부는 이들을 제지하며 “사법부의 명예를 왜 두 분이 대변하느냐. 원활한 진행을 하게 해달라”며 재판을 이어갔다.

대장동 개발 의혹 재판에서는 김씨와 유 전 본부장,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 ‘대장동 5인방’이 피고인이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김씨 등과 공모해 화천대유 쪽에 최소 651억원가량의 택지개발 배당 이익과 최소 1176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몰아주고 그만큼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보고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김지은 기자 quicksilv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