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배춧값 급등·쌀값 급락' 질타…"수급예측·가격관리 실패"(종합)
벼멸구 피해는 재해 인정…10월21일까지 피해 접수·전량 매수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7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선 최근 국민적 우려를 낳은 배춧값 등 채솟값 급등과 쌀값 급락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에서도 배추 수급 예측과 가격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며 정부를 질타했다.
또 수입 할당관세 적용으로 인한 한우 가격 하락과 같은 민생과 직결된 먹거리 물가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이날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배추 한 포기를 들어 보이면서 "정부는 배추 등 농산물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했는데 예측을 잘못한 것 같다"며 "지금은 배추가 추석 때보다 2000원이나 더 비싼데 시장 대책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지난 4일 기준 배추 한 포기 소매가는 8848원으로 전년보다 28% 상승했다. 지난달 말(9963원)보다는 소폭 하락했지만, 폭염 등 영향에 준고랭지 배추 작황이 부진해 가격이 높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박 의원은 "농축산물 물가 안정을 위한 할인 지원 사업의 혜택이 고르지 않다"며 "할인 지원 사업비가 제주도와 경기도가 35배 차이 난다"고 강조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미 지난 8월부터 언론에서 '금배추'를 예상했지만, 정부는 '9월 배추 가격은 8월보다 하락하고 평년 9월보다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며 "국회도 언론도 다 걱정하는데 농식품부만 걱정하지 말라고 해놓고 걱정한 대로 일이 벌어지면 유례없는 폭염 때문이라고 핑계 대고 중국산 배추를 수입한다"고 질타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유난히 길었던 폭염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며 "추석이 9월 중순이었는데 이때까지도 고온이었다. 추석 무렵이면 날씨가 괜찮아져서 추석 지나 준고랭지 배추가 많이 출하될 거라 생각했는데 너무 이례적 고온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금부터 시나리오별로 (수급)대책을 준비하겠다"며 "대형마트와 달리 전통시장은 판매정보시스템(POS)이 갖춰져 있지 않아 할인이 힘들며 농협 하나로마트도 2200곳 중에서 1400곳만 할인 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등 어려운 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수확기에 진입했는데도 지난해 10월보다 20%가량 하락한 쌀값 대책에 대한 질의도 있었다.
주철현 민주당 의원이 "수확기 쌀값이 20만원대를 회복하려면 2만6000원, 한 15% 급등을 해야 하는데 가능한가" 묻자 송 장관은 "구곡에 대한 가격으로 신곡과 다르다"며 "쌀 가격을 정부가 약속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쌀값 20만원을 지키지 못해 양곡법 개정 추진에 명분을 줬다고"면서 공세에 힘을 보탰다.
박덕흠 의원 역시 "장관직을 걸고 가마당 쌀값 20만원을 지켜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송 장관은 "수확기 쌀값을 오늘부터 3개월간 조사하면 농가들이 수취하는 가격이 될 것"이라며 "지난해보다 선제적으로 더 적극적으로 수급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발생한 벼멸구 피해에 대해 송 장관은 "벼멸구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하기 위해 오는 8일 농업재해대책심의위원회를 열 계획"이라며 "10월21일까지 각 지방자치단체가 피해 상황을 입력하면 11월 초에 지원금이 교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저품질 쌀 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벼멸구 피해 벼와 9월 호우에 따른 수발아 피해 벼를 전량 매입하고,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는 손해평가를 거쳐 수확 감소분에 해당하는 보험금을 신속히 지급할 예정이다.
수입 소고기 할당관세 적용으로 인해 한우 가격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송 장관은 "소고기는 한우와 수입산 시장이 다르다"며 "할당관세로 인한 수입으로 우리 농가의 생산 기반에 영향이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해 영향을 최소화해야 하지만 국내 수급이 받쳐주지 않을 때 국민이 피해받아서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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