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군 확보 나선 한동훈, 이틀째 ‘식사 스킨십’… 친윤 “당 분열 우려”

유지혜 2024. 10. 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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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계 만찬 이어 원외 당협위원장 오찬
90여명 만나 지구당 부활 등 논의
“중립 의원들 韓과 ‘싱크로’ 늘 듯”
권영세·권성동은 “노골적” 비판
韓, 공격 사주 관련 “기강 세워야”
당무감사위에 김대남 조사 의뢰
金, 서울보증보험 상임감사 사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친한(친한동훈)계 의원 20명과 단체 만찬을 한 데 이어 7일 전국 원외 당협위원장 90여명이 참석한 오찬을 주재했다. 원외 당대표로 리더십 한계를 지적받아온 한 대표가 당내 접촉면을 넓히며 본격적인 세력화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대표(오른쪽)와 추경호 원내대표(가운데), 장동혁 최고위원이 입장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한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당 원외 당협위원장 연수 참석자 90여명과 오찬을 했다. 이 자리에서 한 대표는 ‘지구당 부활’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한 대표는 7·23 전당대회 당시에도 지구당 부활 카드를 꺼내 들며 원외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 6월 원외 당협위원장 협의회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김종혁 최고위원(경기 고양병 당협위원장) 역시 대표적인 친한계 인사다.

한 대표는 전날 친한계 의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는 “물러나지 않겠다. 믿고 따라와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각종 정국 현안에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는 취지로, 일각의 리더십 한계론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만찬에 참석한 박정훈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그동안 친한계가 모이는 게 없었고, 구심점이 없기 때문에 결속력이 없었다”며 “친윤(친윤석열)계에서도 ‘한동훈계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냐’는 기류가 조금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독대 요청이 재차 받아들여지지 않고,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에도 어려움을 겪는 등 한 대표가 취임 이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단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친한계가 세 불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참석자는 “실제로 한 10명밖에 안 왔다면 모인 사람들도 기운이 빠졌겠지만, 이렇게 모임이 생기면 20명이 쭉 와주는구나 하는 걸 서로 느끼며 든든했다”고 전했다. 실제 만찬에서 한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취지로 “다음에는 한 명씩 더 데려오자”는 제안도 나왔다고 한다. 박 의원은 당내 친윤계를 20~30명, 중립지대 의원을 40명 이상으로 꼽으며 “그분들(중립)의 생각이 점점 한 대표와 싱크로(동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마친 후 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대표의 세력화 움직임을 두고 친윤계를 중심으로 곱지 않은 시선도 감지된다. 5선 중진 권영세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동단결을 해도 부족한 지금 이런 계파모임을 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원조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권성동 의원은 이날 채널A 유튜브에서 “이렇게 공개적이고 노골적으로 식사 모임을 한다고 광고하며 모임을 가진 것을 본 적은 없다”며 “자칫 친한계끼리 만찬을 했다는 것이 당에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가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의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 진상 조사를 직접 지시한 것을 두고도 당 주도권을 보여주기 위한 차원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한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관련 의혹에 대해 “‘별것 아닌데 넘어가 주자’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구태 정치에 익숙해져 계시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기강을 바로 세우겠다. 필요한 감찰을 진행하고 필요한 경우 법적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당 일각에서 “개인적 일탈 문제를 더 키우는 해당 행위”라는 비판에 정면 반박한 것이다.

당 윤리위원회는 이날 당무감사위원회에 김 전 행정관에 대한 조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김 전 행정관은 논란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 2일 탈당했고, 이날 SGI서울보증보험 상임감사직에서 사퇴했다. 신의진 당 윤리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1차 윤리위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행정관이 탈당했더라도) 문제 행동이 당원일 때 이뤄진 일이기 때문에 충분히 조사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지혜·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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