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봄 모범생 튀니지도…현직 대통령 야당 탄압 속 압승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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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아랍권 민주화운동인 '아랍의 봄' 발원지 튀니지에서 6일 치러진 대선 결과, 카이스 사이드(66) 현 대통령이 압승을 거둬 연임이 확실시된다.
현직 대통령의 대대적 야권 탄압 속 치러진 이번 대선은 튀니지가 권위주의로 회귀하는 한 장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국영 '튀니지아 티브이(TV)' 등은 이날 여론조사 그룹 시그마의 대선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해, 사이드 대통령이 득표율 89.2%로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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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아랍권 민주화운동인 ‘아랍의 봄’ 발원지 튀니지에서 6일 치러진 대선 결과, 카이스 사이드(66) 현 대통령이 압승을 거둬 연임이 확실시된다. 현직 대통령의 대대적 야권 탄압 속 치러진 이번 대선은 튀니지가 권위주의로 회귀하는 한 장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국영 ‘튀니지아 티브이(TV)’ 등은 이날 여론조사 그룹 시그마의 대선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해, 사이드 대통령이 득표율 89.2%로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사이드 대통령은 이후 지지자들과 만나 “튀니지가 겪고 있는 일은 혁명의 연속”이라며 “국민이 원하는 바에 따라 부패자와 반역자, 음모자를 제거하고 나라를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선은 사이드 대통령과 친여 성향에서 야권 정치인으로 거듭난 주하이르 마그자위 샤아브당 대표, 사업가 아야시 자말 등 3파전으로 치러졌다. 마그자위의 득표율은 3.9%, 자말의 득표율은 6.9%로 예측됐다. 선관위가 발표한 투표율은 27.7%에 그쳤다. 2011년 독재자 진 엘아비딘 벤 알리 대통령을 축출한 민주화 시위 이후 치러진 선거 가운데 가장 낮다. 직전 2019년 대선 투표율(49%)과 견줘도 처참한 수준이다.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이집트에서는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고 리비아와 예멘, 시리아 등에서는 내전이 일어났다. 아랍의 봄으로 실질적으로 민주화를 이룬 곳은 튀니지밖에 없었다. 그런데 헌법학자 출신인 사이드가 2019년 10월 집권을 시작한 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정부가 민주화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그는 2022년 입법부와 사법부 통제 등 대통령 권한 강화를 뼈대로 하는 헌법 개정에 나선 뒤 야권 정치인과 언론인, 법조인, 시민사회 인사 등을 잡아들였다. 대선을 앞두고는 친여 인사로 구성된 선관위가 대선 출마자들에 대해 무더기 실격 처리를 하면서 야권의 항의가 잇따랐고, 후보자 가운데 한명인 자말 또한 유권자 지지 문서를 위조한 혐의로 지난달 징역 14년 형을 선고받고 구금돼 대선을 치렀다. 선거 분쟁 관련 판결을 내릴 수 있는 행정법원의 권한마저 박탈되면서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사이드 대통령의 연임은 기정사실이 됐고, 유권자들의 정치적 무관심은 매우 낮은 투표율로 드러났다.
사이드 정부는 인플레이션과 16%에 이르는 실업률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상태다. 유럽행을 꿈꾸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튀니지로 온 이민자들을 표적 체포하고 사막으로 추방하면서 인권침해 논란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 수도 튀니스에서는 시민 수백명이 모여 사이드 대통령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일부는 “법을 조작하는 파라오”라는 손팻말을 들고 사이드 대통령을 비판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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