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폴리시, 최고 정책전문가가 말한다] 북·중·러 3국관계 부침(浮沈) 해독법

2024. 10. 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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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중국, 러시아 3국의 연대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도 한 이유이나 북한의 군사력 수준도 중요한 이유이다.

오히려 중국은 러시아가 대북제재를 위반하면서 북한에 경제적 도움을 주는 것을 속으로 흐뭇해할지 모른다.

중국은 미국 눈치를 봐야 하는 처지에서 러시아가 대신 악역을 담당하며 북한을 돕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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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우 K정책플랫폼 국제관계연구위원·경희대 중국어학과 교수

최근 북한, 중국, 러시아 3국의 연대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가 올해 동맹조약을 복원하면서 3국 사이에 동맹의 고리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중러 양국 사이에는 동맹관계가 없지만, 전략적 동반자관계와 연례 연합 군사훈련의 강화 등 이들 간에 반(半)동맹 수준의 관계가 있다는 증거는 많다.

그러면 향후 이들 3국간 군사동맹이 형성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도 한 이유이나 북한의 군사력 수준도 중요한 이유이다. 중러 연합군사훈련이 해상에서 주로 이뤄지는데 북한의 해군력, 공군력이 참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중러간 지상훈련은 대테러 작전을 중심으로 중앙아시아에서 진행되는데 북한이 참여할 명분이 없다.

이렇게 우리는 3국간의 소소한 사건을 두고 3국 관계를 속단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렇게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대표적인 오해가 북중관계가 소원하다는 분석이다. 북러간 밀월이 부각되다 보니 그런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중관계 소원의 예로 최근 정상회담이 없었다는 사실을 꼽기도 한다. 지난 7월 북중 양국 간의 외교적 입장 차이는 북중관계 악화에 대한 믿음에 기름을 부었다. 중국 당국은 북중 국경지역에 방송용 무선국 17개 등 전국적으로 191개의 무선국 추가 설치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북한 측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북중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와 유사한 전례가 있다. 과거 소련이 자국의 심해 원양 잠수정의 교신을 위한 무선국을 중국에 동맹의 이름으로 설치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한 적이 있다. 중국은 주권 문제를 이유로 반대했다. 이들 사회주의 국가에게는 주권문제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또 우리 언론은 작년 8월에는 중국이 북한 노동자 500명을 귀환시켰다고 해서 북중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올해 9월 유엔 제재를 위반하면서 북한의 '불법' 노동자 500명이 또다시 중국에 파견되었다. 또 작년 7월과 9월 북한의 4대 명절이라고 하는 전승절과 건국절에 중국이 러시아보다 하위 수준의 인사를 파견해 중국이 북한을 평가절하한다는 말이 돌았다. 지난 6월 러시아 대통령 푸틴의 방북은 북중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우리의 인식을 고정시키는 계기였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그런 해석은 주의를 요한다. 지금까지 북러관계 75년의 역사에서 푸틴을 제외한 러시아 최고지도자가 방북한 적이 없다. 푸틴만이 2000년과 2024년 두 차례 방문했다. 반면 북중 간에는 2018~19년에만 5번의 정상회담이 있었다. 올해에는 중국 공산당 서열 3위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방북해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을 가졌다. 북한 노동당 국제부장 김성남은 지난 3월 방중해 왕후닝(서열 4위), 차이치(5위), 왕이 외교부장, 류젠차오 외교부부장 등이 환대하는 대우를 받았다.

북중관계가 북러관계보다 소원해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한 가지다. 중국이 경제 난국 극복을 위해 대미관계 개선을 최우선시하기 때문이다. 작년 유엔 대북제재 전문가 위원회 연장에 반대하지 않고 기권한 것이 그 예다. 오히려 중국은 러시아가 대북제재를 위반하면서 북한에 경제적 도움을 주는 것을 속으로 흐뭇해할지 모른다. 중국은 미국 눈치를 봐야 하는 처지에서 러시아가 대신 악역을 담당하며 북한을 돕고 있기 때문이다.

북중러 3국 관계는 역사적으로 철저하게 전략이익에 따라 변했다.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미 대선 이후 북중관계는 또 긴밀해질 것이다. 북중러 3국관계는 역사를 보는 큰 맥락에서 파악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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