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택시 공개 앞두고 테슬라 순매도…사상최고가 메타는 추격 매수[서학픽]

권성희 기자 2024. 10. 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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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탑픽]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에서 3주일만에 1억달러 미만의 소폭 주간 순매수로 돌아섰다. 그러나 증시 상승을 기대한 낙관적 매수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중국 증시 및 반도체주 하락에 강하게 베팅하는 3배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와 비트코인 상승을 기대한 3배 레버리지 ETF에 대한 순매수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확전 가능성이 고조되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S&P500지수가 사상최고가 부근에 머물러 있자 서학개미들은 선뜻 주식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다.

테슬라와 엔비디아, 애플은 직전주에 이어 순매도가 이어졌다. 중국 증시와 나스닥100지수에 대한 3배 레버리지 ETF도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서학개미 순매수·S&P500지수 추이/그래픽=이지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9월26일~10월2일(결제일 기준 9/30~10/4)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8197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앞서 2주간의 순매도에서 돌아선 것이다.

이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0.2%, 나스닥지수는 0.9% 떨어졌다. 지난 10월1일 이란이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공격을 감행한데 따라 S&P500지수가 0.9%, 나스닥지수가 1.5% 하락한 영향이 컸다. 이후 10월 3~4일 이틀간은 미국 증시가 반등하며 S&P500지수가 0.7%, 나스닥지수가 1.2% 올랐다.

지난 9월26일~10월2일 사이에 서학개미들이 두드러지게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없었다. 다만 순매수 상위 10위 종목을 보면 4가지 특징을 추려낼 수 있다.

첫째는 중국 증시에 대한 하락 베팅이다. 이 기간 동안 서학개미들은 디렉시온 데일리 FTSE 차이나 베어 3배 ETF(YANG)를 가장 많은 2735만달러 순매수했다.

YANG는 FTSE 차이나5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따른다.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이후 중국 증시가 단기 급등하자 조정을 받을 때가 됐다고 판단하고 인버스 ETF를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둘째는 메타 플랫폼이 2283만달러의 매수 우위로 순매수 상위 2위에 올랐다는 점이다. 메타는 서학개미들이 그리 적극적으로 매매하는 종목이 아니다.

하지만 메타 주가가 최근 사상최고가 행진을 이어가자 서학개미들의 매수세가 붙고 있다. 메타는 직전주에 이어 2주째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메타는 오픈소스 AI(인공지능) 모델인 '라마'를 선보인 후 계속 발전시키고 있으며 최근엔 증강현실(AR) 스마트 안경인 '오라이온'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4일엔 동영상 생성형 AI 모델인 무비 젠을 공개했다.

AI와 메타버스 분야에서 한발 앞서 나가는 모습을 보이며 메타 주가는 최근 한달간 19% 급등했다.

9월26일~10월2일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그래픽=이지혜


셋째는 반도체주에 대한 엇갈린 베팅이다. 서학개미들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하는 인버스 펀드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를 1886만달러 순매수했다.

하지만 동시에 SOXS와 정확히 반대로 움직이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도 1119만달러 순매수했다. SOXL은 ICE 반도체지수가 오를 때 3배 수익을 얻는다.

마켓 벡터스의 미국 상장 반도체25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반에크 세미컨덕터 ETF(SMH)도 1867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반도체주에 대해 상반한 투자가 이뤄진 것은 반도체주가 지난 9월 말 단기 고점을 찍고 내려오자 추가 하락을 예상한 비관론과 낙폭이 깊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 낙관론이 동시에 대두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단 반도체주는 지난 10월1일에 단기 저점을 형성하고 반등하는 모양새다.

넷째,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기대한 투자다. 서학개미들은 비트코인 현물가격의 하루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 비트코인 ETF(BITU)를 2141만달러 순매수했다.

또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따르는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코인베이스 데일리 ETF(CONL)도 1782만달러 순매수했다. 코인베이스 주가는 비트코인 가격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외에 서학개미들은 슈왑 미국 배당주 ETF(SCHD)를 2234만달러 순매수해 6주 연속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또 미국의 만기 20년 이상 장기 국채들로 구성된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불 3배 ETF(TMF)를 1287만달러 순매수했다.

서학개미들은 대부분의 개별 반도체주를 순매도한 가운데 대만 파운드리 반도체회사인 TSMC ADR(미국 주식예탁증서)은 1218만달러 순매수했고 S&P500지수의 수익률을 그대로 따르는 뱅가드 S&P500 ETF(VOO)도 1210만달러 순매수했다.

9월26일~10월2일 서학개미 순매도 상위 종목/그래픽=이지혜


지난 9월26일부터 10월2일 사이에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테슬라였다. 하지만 순매도 규모는 8758만달러로 직전주의 2억890만달러에 비해 크게 줄었다.

테슬라는 지난 9월23일 주가가 250달러를 넘어서자 매물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지난 2일 공개된 올 3분기 전기차 인도량이 기대에 못 미치자 주가가 급락하며 다시 250달러를 하회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4일 3.9% 급반등하며 250달러를 재탈환한 가운데 10일 로보택시 공개로 결정적인 분기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3438만달러 매도 우위로 7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주가가 120달러 안팎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순매도 규모는 직전 2주 동안 각각 7000만~8800만달러에 비해 줄어들었다.

서학개미들은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도 3009만달러 순매도했다. 애플은 1990만달러 매도 우위로 2주째 순매도를 지속했다.

중국 증시가 급등한 가운데 FTSE 차이나5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FTSE 차이나 불 3배 ETF(YINN)가 차익 매물로 1733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소형모듈원전(SMR) 회사로 AI 시대에 전력 수요 급증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며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해온 뉴스케일 파워도 1249만달러 순매도됐다.

이외에 반도체주인 AMD와 브로드컴이 각각 883만달러, 769만달러 순매도됐고 실적 호조로 주가가 급등했던 D램 반도체회사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871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AI 데이터 분석회사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883만달러 순매도되며 서학개미들의 차익 실현이 계속됐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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