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경절에 애국주의 열풍…'한국전쟁' 영화 보고 관광도
[앵커]
중국의 건국기념일인 국경절 연휴에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애국주의 영화가 흥행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항미원조'의 상징인 '압록강 단교' 역시 관광객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는데요.
정작 수교 75주년을 맞은 북·중 관계는 냉랭한 분위기입니다.
베이징에서 배삼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중국 영화 '지원군'.
강원도 철원에서 유엔군 5만명을 상대로 12일간 혈전을 벌인 중공군 제63군 소속 장병 2만5천명의 이야기를 다룬 이른바 애국 영화입니다.
개봉 닷새 만인 지난 4일 기준 6억 위안, 1140억 원의 수익을 올리며 중국 박스오피스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저우페이후이 / 중국 영화 '지원군' 관람객> "특수효과와 장면들이 정말 전투가 벌어지는 것 같은 느낌을 줬고요. 전쟁의 참혹함과 지원군 병사들의 위대함을 실감했습니다."
중국 국경절 연휴 한국전쟁의 중국식 표현인 '항미원조'의 대표 관광지인 단둥의 압록강 주변에도 관광객이 몰려들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 폭격으로 끊어진 압록강단교는 1인당 관람 비용이 우리 돈 5,700원 정도로 비싼 편이지만, 관람객들이 줄을 잇습니다.
<중국 압록강단교 관람객> "오늘의 삶이 어렵게 이뤄졌음을 기억하고,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영웅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북·중 친선 우호의 상징으로 애국 관광의 단골 코스지만 양국 우의를 나타낼 만한 국기나 상징물은 찾기 힘듭니다.
북·중 간 '이상 기류'를 눈치챈 관광객을 찾기도 쉽지 않은데, 중국 당 기관지를 포함한 언론에서 양국 관계 보도가 사실상 사라진 게 이유입니다.
<중국 압록강단교 관람객> "과거 역사는 북·중 양안 사람들이 만들었고 큰 의미가 있습니다. 과거에 있던 일이 누구에게 도움이 되었는지 기억하고…"
북·중 수교 75주년을 맞아 시진핑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축전을 교환했지만, 우호 표현은 크게 줄었습니다.
애국주의 열풍 속에 북·중 관계의 중요성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관계 진전을 느낄 만한 움직임은 전무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베이징에서 연합뉴스TV 배삼진입니다. (bae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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