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TX 40 시리즈 단종 초읽기, 앞으로의 그래픽 카드 선택지는?
[IT동아 남시현 기자] 독일의 PC 하드웨어 전문 매체 PC게임스하드웨어가 유럽 내 주요 PC하드웨어 소매 업체를 분석한 결과,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 카드인 RTX 40 시리즈가 단종 수순을 밟는다고 보도했다.
PC게임스하드웨어는 유럽 내 PC 하드웨어 판매사인 마인드팩토리, 3D센터 등의 재고 및 배송 상황을 통해 유럽 내 RTX 4090 및 RTX 4090D의 재고가 없거나 주문을 허용하지 않고, 남은 재고도 2000유로(약 295만 원대) 이상의 고가로 책정돼 있다고 보도했다. 몇 달 전에 이미 제품 공급이 마무리 시점으로 접어들었고, 현재 재고만 판매되고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올해 1월 출시된 RTX 4080 슈퍼 역시 빠르면 다음 달 안에 단종되거나 제품 공급이 중단된다. 엔비디아는 앞서 RTX 30 시리즈 당시에도 3080 12GB와 3090 Ti를 출시 8개월 만에 단종시킨 사례가 있어서 RTX 4080 슈퍼가 10개월 만에 단종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
보급형 제품인 RTX 4060과 4060 Ti도 일시적으로 공급이 중단됐다 중국 보드채널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RTX 4060 및 4060 Ti에 해당하는 AD106, AD107 GPU 공급을 약 2주 간 중단된다고 알려졌다. 다만 RTX 4090 시리즈와 달리 일시적인 제품 수급의 문제로 보이며, 단종 수순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물론 2주 간 공급이 중단되더라도 소비자가 접하는 제품은 이전에 생산이 완료된 재고 제품이므로 가격이나 수급에 큰 문제는 없다.
다음 세대 ‘블랙웰’, 성능보다 가격이 관건
엔비디아는 지난 8월 열린 핫칩스 2024 행사에서 엔비디아 블랙웰 칩의 최신 발전 사항에 대해 발표했고, 블랙웰 GPU가 사내 데이터센터에서 이미 구동 중이라고 밝혔다. 제품은 데이터센터용 제품이 먼저 출시되고, 서버 수요를 받친 다음에 일반 사용자용 RTX 50 시리즈로 출시된다. 일반 게이밍 GPU는 오는 2025년 초 이후로 예정돼있다.
제품 성능을 유출하는 X(전 트위터) 이용자 kopite7kimi에 따르면 가장 최상급 제품이 될 RTX 5090은 GB202 칩을 사용해 2만 1760개의 쿠다 코어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만 6384개를 탑재한 RTX 4090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메모리는 32B GDDR7 메모리를 지원하고, 약 600W의 전력을 소모한다. 유출된 내용이 맞다면 RTX 5090의 성능은 RTX 4080의 약 두 배에 달한다.
또 RTX 5080은 GB203 칩을 사용하며, 1만 752개의 쿠다 코어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는 16GB 및 24GB GDDR7을 사용하며, 400W의 전력 소모량이 예상된다. 다만 RTX 5090과 5080의 성능 격차가 두 배에 이르는데, 업계에서는 GB202가 두 개의 GB203으로 구성되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칩의 사용 면적이 이전 세대보다 낮아 원가를 절감했다거나, 실질 성능이 떨어질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지만 꼭 그렇진 않다. 유출된 자료에 따르면 RTX 5080의 GB203의 칩 면적은 377mm²로 314mm²인 엔비디아 GTX 1080보다 크다. 공정 성숙도나 메모리 성능 향상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성능은 확보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반대로 가격은 훨씬 높아졌을 수 있다. 10월 현재 RTX 50에 대해 확실한 점은 없으나, 유출된 내용대로라면 성능만큼은 제법 오를 것이다.
가격 올리는 엔비디아, 가격 내리는 AMD
한편 엔비디아가 차세대 공정과 적은 제품 공급을 통해 그래픽 카드 가격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AMD는 역으로 제품 가격을 내리는 상황이다. 당초 449달러(약 60만 원대)로 출시된 AMD 라데온 RX 7700XT는 해외에서 349.99달러(약 47만 원대)까지 가격이 떨어졌고, 최상급 제품인 RX 7900 XT와 RX 7900 XTX도 각각 659달러(약 88만 7000원 대)와 870달러(약 117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두 제품 모두 초기 출고가인 899달러(약 121만 원대), 999달러(약 134만 원대)와 비교하면 10%~20%씩 가격이 내렸다.
AMD는 올해 9월, 공식적으로 상위 10% 이용자를 위한 RX 7900 XTX 수준의 고성능 그래픽 카드 대신, 80% 소비자를 위한 RX 7700 수준의 중상급 그래픽 카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차세대 제품에서는 초고성능 제품 출시가 불투명해졌고, RX 7900 XTX가 필요하다면 지금 수급할 필요가 있다. 다음 세대 제품인 RX 8000 시리즈는 2025년 초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RTX 3060 및 4060이 대세, 중간 라인업 노린다면 지금이 적기
게임 플랫폼 스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설문조사에 따르면, 9월 기준 가장 많이 사용되는 그래픽 카드는 엔비디아 RTX 3060이며, 그 뒤를 RTX 4060과 4060 모바일 버전이 따른다. 그다음 순서도 RTX 4060, GTX 1650, RTX 3060 Ti 등이다. 15위권 내 그래픽 카드가 모두 중상급 라인업인 ‘메인스트림’ 급 제품군이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해당 제품들에서 무난하게 플레이되는 게임을 내놓아야 하고, 많은 소비자가 가격대 성능비를 찾아 이 라인업으로 몰린다. 따라서 이번처럼 고가의 제품들이 단종되더라도 200만 원대 내외로 게이밍 데스크톱 및 노트북 등을 구매한다면 4060 라인업 등을 구매하면 된다. 블랙웰에서도 중간 라인업이 나오겠지만, 엔비디아는 메인스트림 급 제품을 가장 마지막에 출시하기 때문에 기다리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반대로 게임보다는 AI 가속에 활용하고, 높은 가격대 등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블랙웰 기반 제품을 기다리는 게 좋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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