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의대생도 '메이저 환승' N수… "등급컷 가늠조차 안 돼" [현장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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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랬다저랬다 하면 학생들만 힘들죠."
7일 오전 10시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만난 수험생 김도윤군(18)은 정부와 의사협회의 갈등에 대해 이같이 토로했다.
수능을 38일 앞둔 이 시기, 길거리에서 마주친 학생들은 편안한 트레이닝 바지 차림이었지만 얼굴은 근심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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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 가려는 상위권 수험생이나
의대 준비하는 과학고 자퇴생도
"수능 다가오는데 정원 오락가락
심리적 부담 부채질" 불만 토로
7일 오전 10시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만난 수험생 김도윤군(18)은 정부와 의사협회의 갈등에 대해 이같이 토로했다. 수능이 가까워져 불안한 시점에 2026년도 의대 정원 감원에 대한 논의까지 나오자, 더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 수험생들의 불만이다. 의대 정원을 늘릴 것이라는 소식에 이미 N수생이 크게 늘어난 상태에서 또다른 정책 변화는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이미 N수생 역대급…'혼란'
이날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는 적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수능을 38일 앞둔 이 시기, 길거리에서 마주친 학생들은 편안한 트레이닝 바지 차림이었지만 얼굴은 근심이 가득했다. 인근 카페에는 테이블에 엎드려 부족한 잠을 겨우 채우는 학생들도 더러 보였다.
현역 학생들은 지난해 발표된 2025년 의대 증원 소식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상위권 학생들의 대거 유입으로 성적을 받기 어렵다는 인식이 컸다.
공대에 진학하고자 한다는 양모양(18)은 "의대생 과외를 받고 있었는데 의대가 증원되면서 과외 선생님도 메이저 의대로 가려고 이번에 다시 시험을 친다고 하더라"라며 "이미 굉장히 혼란스럽고 수험생이 대거 유입되면서 등급 확보가 어렵다"고 했다.
역시 공대에 지원하는 재수생 정모군(19) 또한 계속되는 변화로 수험생들의 등급 확보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의대를 원하는 상위권 학생이 많이 들어오는데 이과에서 사회탐구영역을 시험 쳐도 된다고 정책이 바뀌어 하위권은 빠져나가는 추세"라며 "그러다 보니 중위권 학생들의 등급 확보가 어려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영재고·과고 자퇴생도 나오는데
학생들은 계속 바뀌는 입시정책에 더욱 불안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2025년도 의대 증원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2026년도 감원을 보장하라고 요구하면서 학원가의 혼란은 가중되는 분위기였다. 정부 또한 의사 인력 확충을 위한 수급추계위원회에 의료계가 참여한다면 2026년 의대 정원을 논의한다는 답을 내놓아 학생들의 불안감을 키우는데 사실상 부채질을 했다.
2026년 수능을 치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 이모양(17)은 이미 의대 증원을 염두에 두고 학생들이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재고나 과학고를 다니는 친구들은 의대를 지원할 수 없으니까 2025년 의대 증원 소식을 듣고 자퇴한 친구도 있다"며 "갑자기 또 의대를 감원한다면 그 학생들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고등학교 1학년 학생 김모양(16)은 "의대 정원을 늘려도 외과 같은 비인기과에는 수술이 많아 몸은 힘들고 딱히 메리트가 없어 여전히 사람들이 기피한다고 하더라"라며 "대책 없이 의대 정원을 무작정 늘리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수능 마지막 세대라고 해서 입시 정책이 계속 바뀌고 있다"며 "수능도 없어진 마당에 또 의대 정원을 줄이고 늘리면 어떤 변화가 올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장기적 입시 변화는 이해해도, 단기적인 급격한 변동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다. 황모양(16)은 "등급 컷이 계속 바뀌고 예상할 수 없는 게 심리적으로 부담이 된다"고 호소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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