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선 무상 여론조사로 공천 챙겼다’는 명태균, 진상이 뭔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가 지난 6일 한 유튜브 방송에 실명으로 출연해 ‘명태균씨가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에게 3억6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했으며, 그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이 2022년 6월 재·보궐 선거 때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에서 공천을 받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강씨는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고, 명씨는 2022년 6월 재·보선과 지난 4월 총선 때 김건희 여사에게 김 전 의원의 공천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강씨의 증언은 도저히 묵과하기 어려운 내용들이다.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이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수수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강씨는 “(2022년) 2월28일부터 3월8일까지 3000개에서 5000개 샘플로 조사를 해서 매일매일 윤 대통령 쪽에 보고를 한다고 명태균 대표가 저한테 전화를 했다”며 “정산내역서를 뽑아놔라. (윤 대통령에게) 돈 받아올게(라면서) 3월20일경 내역서 만든 거 가지고 서울로 올라가셨는데 금액이 3억6000만원 정도 된다”고 했다. 강씨는 “청구서는 지금도 갖고 있다. (명씨가) 돈은 못 받아왔다”고 했다. 또 “(2022년 6월 재·보선 때) 준비를 많이 안 했는데 (의창구에서) 단수 후보 공천이 돼버렸다”고 했다. 강씨는 ‘3억6000만원에 공천을 판 것 아니냐’라는 진행자 말에 “판 거죠”라고 했다.
지난 4월 총선 때 김 여사에게 김 전 의원의 경남 김해갑 단수 공천을 요청한 의혹도 있는 명씨는 7일자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그냥 하소연을 한 것”이라고 했다. 말이 하소연이지 공천 청탁을 시인한 셈이다. 명씨는 자신이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현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할 것을 윤 대통령 부부에게 건의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아크로비스타 자택을 수시로 방문해 정치적 조언을 했으며, “여태까지 미션 준 것을 해결하지 못한 게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 부부의 이런 신임이 명씨가 공천을 청탁한 배경일 것이다.
강씨 주장과 명씨 인터뷰로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은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명씨가 3억6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 제공했다면 윤 대통령이 그만큼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 대가로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면 뇌물 혐의도 적용될 소지가 있다. 명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수사 중인 창원지검은 이를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강씨가 여론조사 내역서를 갖고 있다고 하니 기초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윤 대통령도 명씨와의 관계, 특히 여론조사 무상 제공 의혹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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