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 노인복지 정책 “탄탄한 노후, 즐거운 황혼” … 일상·돌봄·여가 ‘다 잡는다’
시흥시가 노인의 주거복지·일상안전부터 여가를 통한 삶의 질 개선까지 촘촘한 정책 배치를 통해 영리하게 고령화 사회를 준비해 나가고 있다. 시흥시는 사실 젊은 도시다. 배곧신도시, 장현·목감·은계지구 등 도시개발사업과 시흥스마트허브, 서울대 등 인구유입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령화사회는 모두가 직면한 문제임이 틀림없다. 시흥시의 65세 이상 인구 역시 전체 인구의 9%를 상회하는 6만3천여명에 이른다.
■ 지속가능 일자리 ‘액티브 시니어’ 응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또 사회활동을 통해 보다 활기찬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일자리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단기·일시적인 활동 위주의 노인일자리 제공에서 벗어나 보다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일자리는 튼튼한 노후 기반을 마련하는 가장 첫 번째 관문이다.
시흥시는 밀려오는 베이비붐 세대 기회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전문 경력을 보유한 노인 세대만이 할 수 있는 일자리를 발굴하고, 이를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이 보전 될 수 있도록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2024년 기준 시는 2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5개의 노인일자리 수행기관과 85개 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 일자리를 제공받고 있는 어르신의 수는 총 6천53명에 이른다.
체계적인 일자리 제공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시는 전문가와 기관 대표 등으로 구성된 ‘어르신일자리위원회’를 운영하며 일자리의 양적·질적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은 일자리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의 의견이다.
학교 등·하교 안전지킴이나 여론조사 등 지역사회 공익을 위한 것에서부터 협약을 통해 추진하고 있는 GS시니어동행편의점, 실버카페 등 신노년층 욕구를 반영한 일자리까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시는 지난 2022년부터 2년 연속 노인일자리사업 최우수 지자체에 선정되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 주거안정, 노후 기반 튼튼 설계
시흥시에는 어르신을 위한 특별한 주택이 있다. 지난 2019년 시작한 시흥은계 7단지 고령자 복지주택이다. 총 190세대 규모의 이 주택은 저렴한 비용과 고령자의 특성을 고려한 주택설계, 그리고 일상 지원과 다양한 특화프로그램으로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령자의 안전과 생활편의를 고려해 공동현관에는 휠체어와 실버카 등이 원활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경사로, 복도에는 어르신들이 잡고 이동할 수 있도록 안전손잡이가 마련돼 있다. 복도는 더 넓고(1천480㎜), 엘리베이터도 상대적으로 많이 설치돼 있다. 방과 방 사이, 화장실 등에 턱을 없애 고령자의 특성을 세심하게 신경썼다.
입주자를 대상으로 전담 사회복지사가 배치된다. 이들은 어르신들의 건강부터 일상생활까지 케어한다. 윗층에는 어르신들을 위한 사회복지시설이 설치돼 있다. 식당과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체육관, 강당, 여가시설 등이 복합 설치돼 있다.
시의 고령자 복지주택은 100세 시대를 위한 주거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까지 각 지자체와 기관, 중앙기관 등 40여개소가 벤치마킹을 위해 이곳에 방문하기도 했다.
2026년에는 하중동에서도 고령자 복지주택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가 지난 2021년 국토부 고령자복지주택사업 공모에 선정돼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해당 시설은 총 100세대의 노인주거시설과 연면적 1천40㎡, 지상3층 규모의 사회복지시설로 건립될 예정이다.
■ 건강한 일상, 맞춤형 통합 돌봄으로 ‘촘촘하게’
혼자된 어르신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가구에게 돌봄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돌봄 사각지대를 없애고 모든 노인이 일정 수준 이상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흥시 노인 돌봄 정책의 가장 주된 목표다.
장기요양등급을 받지 못한 돌봄 사각지대 어르신을 위해서는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및 ‘재가노인지원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일반 대상자는 안부 확인 및 후원 연계, 중점 대상자는 병원 동행, 가사 지원이 중점 추진된다.
‘재가노인지원서비스’는 경제적·정신적·신체적으로 독립 생활이 어려운 만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다. 정서지원, 주거안정, 인지지원, 긴급지원, 도시락배달 등이 내용이다.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노인고독사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미리 알고 찾아가는 선제적 조치가 특징이다. 가정에 활동량 감지기, 응급 호출기 등 정보통신기술(ICT) 장비를 설치하고, 모니터링하거나 챗GPT를 통해 AI 상담원이 정기적으로 안부를 확인한다. 이상 징후 발생시 담당 공무원이 방문 확인절차를 거치고 후속 조치한다.
또 지난해부터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이 운영 중이다. 의료기관 접근이 어려운 장기 요양 등급자에게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로 구성된 돌봄 의료팀이 직접 신청자의 집을 방문해 의료·요양·돌봄서비스를 통합 제공한다. 월 1회 의사 방문진료, 월 2회 방문간호 및 사회복지사의 환자별 케어 및 정기모니터링, 생활습관 관리까지 통합 제공한다. 협약 의료기관인 희망의원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 ‘지역 곳곳 여가 인프라’ 품격있는 삶, 즐거운 황혼
시흥시는 거점별로 노인복지관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시흥시 중부 능곡동에 터를 잡고 있는 시흥시노인종합복지관을 비롯해 은행동에는 시흥시북부노인복지관이 어르신의 풍요로운 일상을 응원하고 있다.
교육과 취미, 여가, 행사, 일자리, 건강생활, 다양한 복지상담을 제공할 뿐 아니라 사회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어르신들은 자신이 가진 경력과 이곳에서 습득한 지식 등을 활용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영역은 IT봉사부터 뷰티, 운동, 파티운영,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형극까지 다양하다.
남부권 노인복지관은 올해 2월 착공했다.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4천998㎡ 규모로 경로식당, 프로그램실, 물리치료실 등의 시설이 포함된다. 내년 하반기 준공이 목표다.
‘어르신 작은복지관’은 시흥시만의 특화된 노인여가시설이다. 시흥시 거주 60세 이상 어르신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노래교실, 웃음치료, 요가, 스마트폰 활용 교육 등 각종 취미여가·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어르신 작은복지관은 목감, 대야, 은계 총 3개소가, 아울러 카네이션 하우스는 정왕과 장현 2개소가 운영 중이다.
어르신들의 행복쉼터인 경로당은 다양한 지원책과 시설 개선을 통해 편의를 높여나가고 있다. 시흥시에는 총 313개의 경로당이 운영 중이다. 올해부터는 경로당의 노후도 및 시급성에 따라 간단한 개보수부터 리모델링까지 유연하게 지원한다. 사회적기업 4개소와 업무협약을 통해 개보수의 신속성을 높였다. 이들은 경로당 수리와 해충방역 서비스 등을 중점 제공한다.
‘공공건축물 그린 리모델링 사업’, ‘노후 경로당 전면 개보수 사업’ 등도 주목된다. 고성능 단열 창호와 교효율 보일러를 설치해 집중호우나 폭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사업의 목표다. 올해는 국도비 13억 5천여만원을 확보, 관내 노후경로당 16개소에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조현자 노인복지과장은 “노년인구의 건강하고 품격있는 삶을 위해 시가 추진하는 정책은 모두 일관된 목표를 갖고 있다”며 “단순한 복지를 넘어 사회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김형수 기자 vodo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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