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어업인 소득 늘린다며 혈세 투입한 수산물 할인사업, 유통업체 배만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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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소비를 촉진시켜 어업인 소득을 늘리겠다는 해양수산부의 '수산물 상생할인 지원사업'이 대형마트의 수산물 매출액만 7,000억 원가량 증가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정작 사업의 목표 수혜자인 어업인의 수산물 판매수입은 그대로라, 혈세를 쏟아 유통업체의 배만 불려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사업은 코로나19로 인해 어업인의 소득이 크게 줄자, 수산물 소비를 촉진시켜 어업인 피해를 완화하기 위해 2020년부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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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체 매출 2배 뛰는 동안 어업소득 제자리
윤준병 의원 "세금으로 유통업체만 배 불려" 지적
수산물 소비를 촉진시켜 어업인 소득을 늘리겠다는 해양수산부의 ‘수산물 상생할인 지원사업’이 대형마트의 수산물 매출액만 7,000억 원가량 증가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정작 사업의 목표 수혜자인 어업인의 수산물 판매수입은 그대로라, 혈세를 쏟아 유통업체의 배만 불려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해수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5년간 정부의 수산물 상생할인 지원사업에 4,000억 원이 넘는 재정이 투입됐다. 이 사업은 코로나19로 인해 어업인의 소득이 크게 줄자, 수산물 소비를 촉진시켜 어업인 피해를 완화하기 위해 2020년부터 시작됐다. 그해 209억8,000만 원을 시작으로 △2021년 590억 원 △2022년 610억 원△2023년 1,580억9,400만 원 △2024년 7월까지 1,237억1,900만 원이 투입됐다. 2022년부터는 ‘물가 안정을 위한 할인행사’를 명분으로 예비비로 800억 원(2023년 8월)과 142억9,700만 원(2023년 12월)도 추가로 투입했다.
문제는 어업인의 소득을 올리겠다는 당초 정책 시행 목표와 달리, 유통업체의 주머니만 두툼해졌다는 데 있다. 사업 시행 전 유통업체들의 수산물 매출액은 총 1조6,879억 원이었으나, 2023년에는 3조8,356억 원으로 2배 넘게 뛰었다. 특히 대형마트는 2019년 1조3,376억 원에서 2023년 2조438억 원으로 7,000억 원 넘게 매출이 증가했다. 이에 반해 어민들이 어업생산활동으로 얻는 어업소득은 2019년 2,067만 원에서 2023년 2,141만 원으로 고작 74만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어민들의 총수입에서 어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어업소득률’은 2019년 29.8%에서 2023년 27.3%로 되레 2.5%포인트 떨어졌다.
해수부는 사업 시행 4년 차인 지난해 처음으로 ‘수산물 상생할인 지원사업 효과 분석 용역’을 의뢰했다. 용역 결과 보고서에서 해수부는 “수산물 소비 진작 효과는 매출 기준으로 약 2,322억 원이며, 비용 대비 효과는 약 3.24배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분석은 대형마트를 포함한 유통업체의 매출을 기준으로 분석한 것으로, 어업인 소득에 대한 기여도 분석은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윤 의원은 “결국 수천억 원의 국민 세금으로 유통업자만 배 불리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면서 “해수부가 매년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정작 어업인의 소득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는지 그 효과에 대해서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을뿐더러 사업을 ‘물가관리 사업’으로 변질시켜 예비비를 추가로 투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세종=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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