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진단이 갑상선암 늘렸다"더니 … 사망률 다시 증가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4. 10. 7. 18: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흔히 갑상선암을 '착한 암'이라고 부른다.

7일 고려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신곤·김경진 교수팀이 과잉진단 논란 이후의 갑상선암 사망률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5년 이후 갑상선암 관련 사망률이 증가했다는 것은 과잉진단 논란 이후 진단과 치료에 적용된 기준에 보완할 점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망률 2013년 1천명당 0.76명
2018년에는 2.7명으로 늘어
암 진행 느리고 예후 좋지만
고위험자 적극적 치료 받아야

흔히 갑상선암을 '착한 암'이라고 부른다. 다른 암에 비해 진행 속도가 상대적으로 늦고 예후가 좋은 데다, 사망률도 높지 않아서다. 특히 한국에서는 10여 년 전에 갑상선암 과잉진단·과잉치료 논란이 커지면서 의료계가 절제술을 자제하는 방식으로 치료 전략을 수정했는데, 이와 관련해 생각해볼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7일 고려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신곤·김경진 교수팀이 과잉진단 논란 이후의 갑상선암 사망률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과거 논란 이후 발병 환자는 확 줄었으나, 사망률은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전략 변화 이후 갑상선암 환자의 사망 등 직접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의미 있는 연구다.

김경진 교수는 "이번 논문은 갑상선암 환자만 대상으로 진단받은 연도에 따라 사망률을 분석한 것으로, 최근 진단받은 갑상선암 환자의 사망률이 2013년 이후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갑상선암은 여전히 예후가 좋은 암이지만 아주 일부는 공격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를 놓치고 있지 않은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의료 현장에서 갑상선암 환자들이 병이 꽤 진행된 상태에서 큰 병원으로 오고, 치료 중 사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 의견에 주목했다"면서 "이번 연구가 빨리 봐야 하는 환자의 치료가 늦어지지 않도록 환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18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갑상선암 환자 총 43만4228명을 대상으로 관련 사망률 변화를 분석했다. 2005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인의 갑상선암 발생률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였다가 과잉진단 논란이 불거지면서 줄어들었다. 2012년 10만명당 91.9명이었던 국내 갑상선암 환자는 과잉진단 이슈 이후인 2015년 50.6명으로 급감했다.

문제는 같은 기간 사망률 변화다. 갑상선암 사망률은 2005년 1000명당 1.94명에서 2013년 0.76명으로 감소했으나, 2018년에는 2.70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특히 갑상선 절제술을 받지 않았거나 전절제술을 받은 환자의 사망률은 2013년 이후 증가했으며, 반절제술이나 부분절제술을 받은 환자의 사망률은 전 기간 낮게 유지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2015년 이후 갑상선암 관련 사망률이 증가했다는 것은 과잉진단 논란 이후 진단과 치료에 적용된 기준에 보완할 점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갑상선암의 위험도를 정확히 판단해 고위험 환자에 대한 적절한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져야 함과 동시에, 저위험 환자에게는 과잉치료를 줄이고 정확한 추적관찰을 할 수 있도록 학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