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초점] '이진숙 블랙홀'…"보수 여전사냐" vs "빨리 탄핵 하든지"
"김혜경, 슬기로운 법카생활" vs "김건희당" 여사 대리전
(서울=뉴스1) 박소은 윤주영 김민재 기자 =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22대 첫 국정감사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둘러싼 여야 설전으로 점철됐다.
야권은 이 위원장 출석 문제와 더불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됐던 법인카드 유용, 직무정지 상태에서의 보수 유튜브 출연 등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으며 공세를 폈다.
여당은 이 위원장 공세에 '김혜경 여사'로 맞불을 놓는 한편, 딥페이크·구글의 국내대리인 지정 등 현안 질의로 야권의 공세 화력 분산에 공을 들였다.
이진숙 위원장 둘러싼 격돌이 김건희·김혜경 여사로 불똥
과방위 첫 국감이 진행된 7일 여야는 시작부터 공방을 벌였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탄핵 심판 진행으로 직무 정지 상태라는 점을 들어 국감에 불출석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오자 야당이 일제히 들고 일어났다.
이 위원장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를 주장하는 야당과, 탄핵심판이 진행 중으로 직무 관련 답변을 할 수 없는 이 위원장 소환이 무의미 하다는 여당이 맞붙었다.
최민희 위원장은 "이 위원장의 불출석 사유서를 받아들일 수 없다. 헌법 제65조4항 탄핵결정은 공직으로부터 파면함에 그치기 때문에 이에 의해 민사상의 책임이 면제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탄핵소추당한 이 위원장의 증인 채택이 불법이라는 근거를 저희는 찾지 못했다"라며 "오늘 출석하지 않아 동행명령 발부 요청이 들어오는 이진숙(위원장), 유오현(SM그룹 회장), 윤원일(검사) 증인은 오후 2시까지 출석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 위원장을 두고 여야 공방이 오가자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에게 "이재명 대표 부인인 김혜경 여사가 법인카드 얼마를 썼는지 아십니까"라며 "소고기, 초밥 이런 걸로 3년 2개월 동안 법인카드를 자기 생활비처럼 썼다. '슬기로운 법카 생활'을 했는데 그거에 대해서 민주당은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맞불을 놓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즉각 발언을 중지시키며 "이재명 대표를 넘어 부인까지 걸고 넘어지는데 그분이 방통위원장 후보라도 됩니까"라며 반박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무관하지 않다"라고 반발하자, 김우영 민주당 의원은 "김건희당 아니십니까. 부끄러워서 그러십니까"라고 비난했다. 김현 민주당 의원도 "김혜경 여사 얘기가 나오면 우리도 김건희 얘기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 유튜브서 '여전사 이진숙' 건배" vs "빨리 탄핵하라고 해라"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이 위원장의 출석 전 조성은 방통위 사무처장 질의 과정에서 이 위원장이 출연한 보수 유튜브를 재생하며 "방송의 독립성·공공성·공정성을 지켜야 할 방통위워장이 탄핵 중에 저렇게 행동하고 있다. 선거 출정식을 하는 것 같다"며 "정치 낭인도 아니고, 공직을 개인 정치적 이익을 위해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사무처장이 "김현 의원도 (방통위) 상임위원 시절에 유튜브에 나갔던 기억이 있다"고 답하자 여야 간 고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진숙, 빵진숙 같은 사람을 저에 비유해서 얘기하시나. 저는 공직에 있을 때 한 번도 유튜브에 출연한 적이 없다"고 즉각 반발했다. 여당 측 간사인 최형두 의원이 "오마이튜브가 유튜브 아닙니까"라고 반박하자, 김 의원은 "오마이튜브는 신문법에 의해 방송사"라고 주장했다.
동행명령에 더해 국회 모독죄를 묻겠다는 야권의 압박과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의 장인상이 겹치면서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58분쯤 과방위 회의장에 출석했다. 이 위원장이 증인 선서를 낭독한 후 최 위원장 앞에 나가 악수만 하고 돌아서는 등 신경전을 벌이자 최 위원장이 실소하기도 했다.
국감장에 뒤늦게 출석한 이 위원장에게는 보수 유튜브 출연에 대한 집중 질의가 이어졌다.
박민규 민주당 의원은 해당 유튜브에서 '보수 여전사 이진숙'이라 외치며 건배한 장면을 두고 "스스로 이야기하진 않았지만 미소 짓고 잔을 기울이며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이 하는 걸 맞서다 보니 그런 평가를 받게 됐다'고 말한 게 동의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정치적인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이틀 만에 탄핵 당한 것을 두고 한 이야기였다. 자기방어적 발언이었다"고 일축했다.
여당 측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오전 이 위원장 관련 논란 고성이 이어지자 "이 위원장을 지금 탄핵해 놓고 급여 받아먹는다고 한다"며 "그렇게 아까우면 빨리빨리 탄핵시켜서 급여 못 받도록 하면 되는 거 아닌가. 헌법재판소에 빨리빨리 탄핵해 달라고 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정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현안 관련 질의도 어렵사리 일부 진행됐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구글 검색을 통해 1분 만에 외국 유명인과의 딥페이크 영상을 시연하며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 또한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첫날 우리 10대 청소년 27명이 여성가족부 산하 디지털 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피해 신고를 했다고 한다"며 "여기 계신 우리 과방위원님과 정부위원님들 모두 책임감을 느끼셔야 한다. 정쟁에 혈안이 됐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최수진 의원도 "구글코리아는 인앱 결제나 국내 광고, 유튜브 구독 서비스 등 다양한 경로 등을 통해 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미국 본사와는 달리 국내 전자공시에서는 세부 항목을 나타내고 있지 않다"며 "글로벌 비즈니스라는 명목으로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가고 있다. 이 사안에 대해 심도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압박했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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