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자생한방병원 특혜의혹 제기…장관 "이번 정부와 상관 없다"

김규빈 기자 조유리 기자 임세원 기자 2024. 10. 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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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현장]서영석 "절차상 문제있어…병원에 유리하게 정책설계"
청파전, 무균·멸균 약침액 몰아주기 의혹…병원 측 "사실과 달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손바닥으로 가슴을 두드리고 있다. 2024.10.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조유리 임세원 기자 = 자생한방병원의 건강보험 급여 특혜 의혹을 두고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여야의원들의 공방이 이어졌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자생한방병원이 자체 개발한 한약인 '청파전'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청파전은 '하르파고피툼근'(Harpagophytum, 천수근)을 주성분으로 하며, 요추추간판탈출증 등 근골격계 질환에 처방하는 첩약이다.

보건복지부가 하르파고피툼근을 건강보험 급여 항목에 편입시키는 과정에서 자생한방병원과의 유착 의혹이 있다는 게 서 의원의 주장이다.

서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청파전은 2015년 허리디스크에 대해서 임상진료지침 개발 과정에서 권고 등급인 C등급을 받았다"며 "(복지부는) 권고 등급이 B등급 이상에 대해서만 건강보험 급여를 했기 때문에 청파전은 대상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청파전은 2021년에 C등급에서 B등급으로 바뀌었다"며 "이는 서병관 경희대학교 교수에게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바꾸도록 하고, 신중식 자생한방병원 명예이사장이 경희대학교 한의학과에 5억원을 기부하는 등의 방법으로 썼기 때문"이라며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후 복지부가 시행 중인 2단계 첩약급여 시범사업에 새로 포함된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이 자생한방병원에 유리하도록 설계되었고, 이 과정에 자생한방병원이 개입했다는 게 서 의원의 주장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급여) 권고등급은 요추추간판탈출증 이외에 임상논문이 추가가 되는 등 다른 근거가 있으면 변경되는 경우가 많다"며 "권고등급이 B등급으로 된 것은 2019년 11월이다. 이번 정부와 상관이 없다"고 반박했다.

서 의원은 국토부가 올해 2월 교통사고 환자에게 처방되는 약침의 경우 인증받은 원외탕전실에서 조제된 무균·멸균 약침액만 사용하도록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를 변경했는데, 이 역시 자생한방병원에 특혜를 제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증받은 원외탕전실은 전국 16개 정도 되는데 전국적인 체인을 가지고 있는 곳은 자생한방병원뿐"이라며 "(자생한방병원에서) 이권을 독점했다고 유추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대해 조 장관은 "국토부 소관 사항으로 복지부가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한다"며 "국토부에 물어서 어떻게 결정됐는지 알아보겠다"고 답했다.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조와 달리 조제는 일정한 처방에 따라서 특정인의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을 위해서 약제를 만드는 것"이라며 "자생메디오바이오센터는 사전 처방을 근거로 한약을 대량 생산·공급하고 있는데, 조제라는 형식으로 이렇게 많은 약을 조제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질의했다.

조 장관은 "사전 처방은 지난 1992년 대법원에서 합법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반면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자생한방병원의 청파전이 건보 급여를 받을 때 절차상의 다른 점이 얼마나 있었나"라며 "자생한방병원이라서 특별히 봐주신 것은 아니지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조 장관은 "지난 2018년 (건보 급여 요청을) 받은 걸 기준으로 한 것이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 진행한 것으로 다른 질환, 첩약과 적용 방식은 같다"며 "기존에 하던 것처럼 식품의약품안전처 공정서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에만 인정한 것"이라고 했다.

자생한방병원 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병원 측은 지난 8월 입장문을 통해 밝힌 것처럼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닌 한약 처방과 건강보험 요양급여 부당 수급과 관련해 복지부나 심평원으로부터 적발 및 조치를 받은 바 없고 관련 지침을 준수해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하르파고피톰근은 자생한방병원 외에도 15개 업체에서 한약재로 품목허가를 받아 유통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여러 한약재 도매업체가 있으며, 이들 업체에게 확인한 결과 자생이 아닌 다른 원외탕전실 등에도 활발하게 공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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