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원전 르네상스 필리핀과 함께 준비…'팀코리아', 최고의 파트너 될것"(종합)

필리핀 국빈방문 중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
'원전 타당성조사 MOU'…"원전 반드시 필요"
"필리핀 중점 인프라사업 협력에 EDCF 지원"
"필 자원부국-한국 우수기술 협력 분야 많다"
마르코스 "두팔 벌려 韓 기업 투자받을 준비"

[마닐라=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마닐라 한 호텔에서 열린 한-필리핀 비즈니스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0.07. myjs@newsis.com

[마닐라·서울=뉴시스] 박미영 김승민 기자 = 필리핀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각) "원전 르네상스 시대를 한국과 필리핀이 함께 준비해 나가고자 한다"며 "필리핀에서도 '팀 코리아'가 최고의 원전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마닐라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에서 양국간 '바탄 원전 타당성 조사 양해각서(MOU)' 체결을 알리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안정적 전력 공급으로 첨단산업을 발전시키며 탄소중립도 달성하려면 원전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필리핀도 원전을 다시 도입하기 위해 준비를 시작하고 있고, 이번에 체결된 바탄 원전 타당성 조사 MOU를 이행하고 양국 간 원전 협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포럼에 동석한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즈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합의한 양국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을 언급하고 전방위적 경제협력 확대 의지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은 필리핀 핵심 산업인 전자, 조선, 반도체 분야에 투자하며 경제 발전과 고용 창출에 기여하고 있고 한-아세안 FTA,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 등 통상 플랫폼을 활용한 교역 확대로 한국은 필리핀의 5대 교역국이 됐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 간 인프라 협력에 관해 "필리핀이 'Build, Better, More(BBM)'와 같은 대규모 인프라 개발 정책을 추진 중이고, 한국은 필리핀의 중점 인프라 사업에 협력하고자 대외협력기금(EDCF)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에 9억 달러, 'PGN 해상교량 건설'에 10억 달러 이상을 지원할 계획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필리핀의 도로, 교량 등 인프라 확충에 우수한 한국 기업들이 더 많이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핵심 원자재 공급망 협력과 관련해 "필리핀은 자원 부국으로, 특히 니켈은 세계 2위의 생산국이고 한국은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과 우수한 소재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두 나라가 협력할 분야가 매우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핵심 원자재 '공급망 협력에 관한 MOU' 체결을 통해 양국은 핵심광물 탐사와 기술개발, 원자재 공급망 중단시 상호 지원 등 협력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인도태평양 공급망 협정을 위한 공급망 위기대응 네트워크'의 초대 의장을 맡고 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농업 협력에 대해선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이상 기후가 잦아지면서 식량 안보에 관한 각국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며 "농약, 비료, 농기계 등 농업 생산성 제고를 위한 협력을 더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닐라=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마닐라 한 호텔에서 열린 한-필리핀 비즈니스포럼에 함께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0.07. myjs@newsis.com

특히 "한국 농기계 생산공단이 필리핀에 빨리 조성되도록 함께 노력하겠다. 농기계 생산공단을 통해 필리핀의 환경과 작물에 적합한 농기계가 개발·보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필리핀을 찾은 방문객 1위가 한국인이고, 여행객뿐 아니라 기업인들도 자주 왕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국과 필리핀 두 나라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지켜내고 상호 번영을 위해 협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에 앞서 연단에 선 마르코스 대통령은 "무역과 상업뿐 아니라 문화와 우정을 아우르는 깊은 관계는 양국의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한다"며 한국의 음식과 드라마, 'K-POP' 등 한국 문화의 파급력을 설명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올해 상반기 필리핀이 6% 경제 성장을 기록했다며 한국 기업인들에게 "관료적 장벽을 허물고 사업하는 비용을 낮추고 글로벌 경쟁력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두 팔을 벌려 여러분의 투자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고 변함없는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환영 의사를 밝혔다.

그는 "최근 한-필리핀 FTA가 체결돼 농산물, 전자제품, 자동차 부품 등 관세 인하·철폐가 됐고 이제는 상호 관심분야인 전기차, 주요 핵심광물 가공, 제약, 창조 산업 등에 있어 여러 분야를 더욱더 발전시킬 수 있다"며 "함께 손을 잡으면 미래에 더 많은 것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서는 양국 기업·기관 간 총 13건의 MOU가 체결됐다. 윤 대통령과 마르코스 대통령 외 양국 기업인, 정부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 130여명, 필리핀 측에서 170여명이 함께했다.

한국에서는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등이 자리했다.

필리핀에서는 프레드릭 고 투자경제특별보좌관, 크리스티나 로케 통상산업부 장관 대행, 유니나 망요 필리핀상공회의소 회장, 라몬 앙 산 미구엘 회장, 사빈 아보이티스 아보이티스그룹 CEO 등이 참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ypark@newsis.com, ks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