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바흐 의도 대로 따뜻한 소리 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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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익은 악기를 두고 구태여 다른 연주법, 음색을 가진 악기를 들인다는 것은 음악가에게 도전 이상의 의미다.
네 살 때 처음 첼로를 접한 뒤 카살스 국제 콩쿠르 우승(2014년) 등 화려한 이력을 쓰며 첼리스트 외길을 걷던 문태국(30)이 모험에 나섰다.
7일 발매한 바흐 무반주 첼로 전곡 음반에서 바로크식 활과 '5현 첼로'를 연주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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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크 5현 첼로·활 구해 녹음
26일 예술의전당서 연주회
손에 익은 악기를 두고 구태여 다른 연주법, 음색을 가진 악기를 들인다는 것은 음악가에게 도전 이상의 의미다. 네 살 때 처음 첼로를 접한 뒤 카살스 국제 콩쿠르 우승(2014년) 등 화려한 이력을 쓰며 첼리스트 외길을 걷던 문태국(30)이 모험에 나섰다. 7일 발매한 바흐 무반주 첼로 전곡 음반에서 바로크식 활과 '5현 첼로'를 연주한 것. 오늘날의 첼로는 4개의 금속 줄을 활로 그어 소리를 내는 게 일반적인데, 바흐가 무반주 모음곡을 만든 1717~1723년 당시 첼로는 양의 창자를 말려 만든 '거트현'이 5줄 달린 악기였다. 몸체는 8분의 7 정도로 작고 운지법이나 음색도 현대 첼로와 다르다.
이날 서울 크레디아클래식클럽 스튜디오에서 만난 문태국은 "새로 공부하면서 뭔가를 벌거벗은 듯했다"고 표현했다. 5현 첼로로는 6번 '가보트'를 연주했고, 나머지 곡들은 4현 첼로를 쓰면서도 아래 두 줄은 거트현, 위 두 줄은 스틸현을 섞은 독특한 조합을 썼다. 바흐의 의도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고민의 산물이다. 문태국은 "거트현에는 거칠면서도 가슴을 울리는 따스함이 있다. 한번 그 매력을 알면 헤어 나오기 힘들다"고 거듭 강조했다. "2019년 데뷔 음반 '첼로의 노래'에선 정제되고 깨끗한 소리를 추구했는데 아쉬움이 남았어요. 이번에는 인간적으로 다가오는 자연스럽고 따뜻한 소리를 내고자 했습니다. 간혹 음 이탈이 나는 듯 거친 소리가 들리지만 일부러 숨기려 하지 않았어요. 있는 그대로의 소리도 굉장히 매력 있거든요."
바흐 무반주 모음곡은 첼리스트에겐 '성서'처럼 여겨진다. 18세기 당시엔 주목받지 못했다가, 20세기 초 첼리스트 파블로 카살스가 우연히 헌책방에서 악보를 발견하고 12년 동안 연구한 뒤에야 내보였다. 카살스는 생애 딱 한 번 말년에 이 곡을 녹음했고, 또 다른 거장 야노스 슈타커는 다섯 차례 녹음을 남기는 등 연주자마다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존중을 표해왔다.
그래서인지 문태국도 이날 답변 중 '공부'라는 단어를 유독 많이 언급했다. 녹음이 지난 1월(모음곡 1~4번), 4월(5~6번) 두 차례에 걸쳐 이뤄졌는데, 이후로도 문태국은 깊이를 더했다. 그는 "아직 어린 나이에 녹음한다는 게 부담스러웠지만,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새롭게 깨달은 게 많다. 지금 연주는 녹음 때와는 또 다르다"고 했다. 그는 이달 26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오후 2시와 8시 2회에 걸쳐 전곡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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