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기대, ‘제조창업 제품 개발’ 고도화로 제조창업 초석 쌓는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이 발표한 2023년 1인 창조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1인 창업자의 23.9%는 거래처 확보가 어렵다고 답했고, 19.5%는 홍보 및 마케팅이 부족하다 말했다. 시장정보력, 운영자금 부족을 꼽은 비율도 각각 8.2% 7.4%로 높았다. 많은 1인 창업가가 수익 창출과 직결되는 부분에 어려움을, 그 다음으로 운영상의 어려움을 꼽았다.
제조창업의 경우 시장정보력, 운영자금, 기술력 부족에 더 어려움을 겪는다. 제조창업의 자본금은 전체 업종 중 중간 수준으로 부담은 적지만, 다른 창업과 달리 시제품 제작과정이 필요하고, 또 향후 양산 단계에서 협력사도 확보해야 한다. 기술력 역시 극복해야 할 문제다. 이 과정에서 업계 초심자인 창업자가 협력사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다면,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 사업 자체가 좌초될 수 있다.
서울과기대 메이커스페이스구축운영사업센터, 초기 제조창업가 돕는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메이커스페이스구축운영사업센터(이하 서울과기대 메이커스페이스 센터)는 2024 메이커스페이스 활성화 사업을 통해 제조창업가들에 현실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메이커스페이스 센터는 앞서 예비 제조창업자를 대상으로 상품성 진단을 실시했고, 현재 시제품 제작개발 효율을 높이기 위한 소싱디렉팅과 제품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오는 10월부터는 시장경쟁력 강화와 판로개척을 돕는 제조창업 성장 마케팅을 진행하며, 지난 9월 23일에는 창업지원 서비스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아이디어 발굴, 자금 유치 방안 모색 등을 위한 제조창업 네트워킹 데이 2회차(창업 역량강화 네트워킹)를 열었다.
주목할만한 점은 메이커스페이스 센터의 제조창업 지원이 단순히 제품 제조 수준으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서울과기대 메이커스페이스 센터 관계자들은 지난 9월, 제품개발 참가 기업의 시제품 제작을 맡은 제조공장들을 방문해 제품 개발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시제품 개발 진행 사항을 점검했다.
제품 제조 사업자는 전라도 광주부터 대전, 천안, 경기도 등 전국 각지에 퍼져있지만, 협력 기업의 제품 제조 역량과 사업자와의 직접 대면을 위해 전국 방방곡곡으로 발품을 팔았다. 제품 제조를 떠나 향후 제품 제조 네트워킹을 확장하기 위한 목적, 그리고 제조 과정의 원활한 진행 여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 IT동아는 이 가운데 두 곳을 함께 방문해 서울과기대 메이커스페이스 센터의 노고를 직접 확인해 봤다.
“업계 전문 기업이어서 위탁, 시너지 날 것으로 기대”
처음 방문한 사업자는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휴인시스텍이다. 휴인시스텍은 2014년 설립된 기업으로, 자동차 전장, 소방 사물인터넷 및 애플리케이션 분야 제품 및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한다. 현대모비스, 콘티넨탈 등 자동차 관련 대기업들과 함께 개발할 만큼 업계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기업이다.
최승익 이사는 “2015년 목포대와 함께 장애인용 전동 휠체어 클러스터를 개발한 적이 있고, 서울과기대같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사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사업에 함께한 이유는 위엘리스의 제품을 제조할 수 있는 전문성과 제조역량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위엘리스는 현재 메이커스페이스 센터의 제품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블루투스 기반의 차량용 냉동 센서를 제조하고자 한다.
시제품 제작까지의 시간은 촉박하나, 제품 제조 과정이나 콘셉트가 휴인시스텍이 생각하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또 해당 제품을 상용화하면 자동차 생태계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해 협업에 나섰다고 한다.
최승익 이사는 “우리가 만드는 전기차 충전기 PLC 제품은 전기차와 충전기 사이의 통신을 담당하며, 전기차 화재예방에 꼭 필요한 제품이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으로부터 시험인증을 받았는데, 현재 국내에서 직접 제조하는 업체가 많아 경쟁력을 갖춘 상황”이라면서, “이처럼 스타트업도 어떤 아이템 하나만 잘 잡으면 그것만으로 성장할 기회를 얻는 만큼, 서울과기대 메이커스페이스의 지원 아래 스타트업을 돕고 기회를 만들어볼 생각”이라 답했다.
함께 배석한 서울과기대 메이커스페이스 센터 관계자는 “휴인시스텍은 제조 기업으로써는 높은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고, 실제 방문에서도 제조 과정에 있는 PCB 시제품 및 동작 상황을 상세히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외에 기업과의 소통도 큰 문제가 없는지 점검했다”라면서, “또한 작업 시간이 촉박한 만큼 세부 일정 등을 다시 한번 전반적으로 조율했고, 추후 스타트업 쪽으로부터도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라 말했다.
의류 제조 역량 바탕으로 여성 속옷 제조창업에도 영향력
여성용 속옷 전문 브랜드 모아모아(MORE MOA)는 지난 6월 상품성 진단에 참여했고, 현재 진행 중인 소싱디렉팅 및 제품개발 프로그램에도 선발됐다. 당시 데구치하나 대표는 국내 속옷 제조 공장과 의사소통에 대한 어려움과 예상보다 높은 단가, 그리고 소량 제조에 대한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다. 공장 특성상 일정 수량을 맞춰야하고, 또 제품 제조에 따른 단가가 합리적인가를 판별하기도 어려웠다.
제품 제조에는 의류전문 제조 기업 카미노(CAMINO)가 선정됐다. 카미노는 의류전문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속옷제조 과정 전반에 참여하며, 모아모아가 필요로 하는 조건의 제품을 완성해야 한다는 과제를 받았다.
이에 따라 제품개발 과정에서는 시장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가격대로 제품 제작 단가를 잡았고, 모아모아가 필요로 하는 수량에 맞춰 제품 제작이 들어갔다. 또 제품 제조 과정에서 품질이나 완성도가 누락되지 않도록 제조 과정 전반에 참여하는 중이다.
이외에도 데구치하나 대표가 요청한 제품 원단의 단가가 높다고 판단해 새로운 제품 원단을 추천했으며, 향후 다양한 라인업으로 제품을 분류해보자고 제안했다. 결과적으로 제품은 제품개발 프로그램 기한에 맞춰 이뤄질 예정이고, 모아모아 브랜드는 더욱 경쟁력 있는 가격과 다양한 라인업의 여성용 속옷을 선보이게 될 것이다.
면밀한 접근으로 스타트업 돕는 서울과기대 메이커스페이스 센터
휴인시스텍과 위엘리스, 카미노와 모아모아 이외에도 다양한 제조창업 기업들이 서울과기대 메이커스페이스 센터의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 간 도움을 받고 있다. 사실 대다수 지원기업이 수익성보다는 상생, 생태계 확산, 기업가치 제고 등 순수한 목적으로 지원하므로 시제품 제작 등이 문제 될 이유는 없지만, 서울과기대 메이커스페이스 센터 측은 지원 사업 자체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전국으로 발품을 팔았다.
만에 하나 기한 내 제품이 나오지 않는다면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1년 로드맵이 꼬일 수 있는 시기고, 기업의 성공을 위해 조력하는 기관 입장에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문제를 미연에 파악하고 해결해야 한다. 이 때문에 메이커스페이스 센터 관계자가 직접 공장을 찾아 협력 기업의 어려움과 과업 내역을 직접 확인하고, 개선 사항을 반영하는 등 노력하는 것이다.
이번 협력기업 방문에 동참한 서울과기대 메이커스페이스 센터 관계자는 “대다수 협력 기업들은 역량이 충분하다. 그래도 다방면으로 돕는 게 스타트업의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알기에 직접 방문해서 확인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서울과기대 메이커스페이스 센터는 제조창업가들의 원활한 산업 진출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 말했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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