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는 경기과학고 유치전... “경쟁교육” 반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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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신설되는 경기형 과학고 유치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유치원·초중고 학생수(161만9,805명·7월 기준)가 가장 많음에도 과학고는 1개로, 서울·인천·부산시(각각 2곳)보다 적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게 도 교육청의 판단이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경기지부와 경기교사노조,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70개 교육·시민단체들은 '특권교육저지경기공대위'(공대위)를 조직하고 과학고 확대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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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교육청 "이공계 인재 육성, 최대 4개 신설 추진"
학부모 등 찬성.. 시민단체 "경쟁교육 부추겨" 반대
20년 만에 신설되는 경기형 과학고 유치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공모 신청서를 받기 전인데도 도내 12개 지자체가 도전 의사를 밝혔다. 해당 지자체 주민들은 반색하고 있지만 입시 경쟁 과열과 지자체 서열화를 우려한 진보성향의 교육·시민단체 등은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7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형 과학고 1단계 예비지정 공모 계획을 공고한 데 이어 다음 달 1~8일 과학고 공모 신청서를 받는다. 경기지역 과학고는 2005년 개교한 경기북과학고(의정부)가 유일하다. 경기 수원시의 경기과학고는 수학·과학 중심의 영재교육에 초점을 맞춘 과학영재고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유치원·초중고 학생수(161만9,805명·7월 기준)가 가장 많음에도 과학고는 1개로, 서울·인천·부산시(각각 2곳)보다 적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게 도 교육청의 판단이다. 실제 도내 유일 경기북과학고의 2024학년도 입학 경쟁률은 8.9대1로 같은 해 전국 평균 경쟁률(3.49대1)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전환·신설되는 과학고는 최대 4곳에 달할 전망이다. 임태희 교육감이 지난 6월 취임 2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인구 비례해 기존 북부과학고를 포함, 서부·남부·동부·중앙에 1개씩 5개는 있어야 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계획에 따르면 전환되는 과학고는 2027년 3월, 신설되는 과학고는 2030년 3월 개교 예정이다.
이번 공모는 도내 시군과 교육지원청이 공동 신청하는 방식이라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치 의사를 밝힌 지자체는 용인·고양·화성·성남·부천·안산·평택·시흥·이천·광명·군포·과천시 12곳이다. 내부 검토 중인 지자체도 있어 공모절차에 들어가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들은 과학고 설립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은 주민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유치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해당 지자체 주민들은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지현진(43) 용인 남곡초 학부모회장은 “남부엔 과학고가 없이 과학도를 꿈꾸는 학생이 과학고 진학을 포기하거나 이사를 가는 등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국가 반도체 산업단지 기반을 갖춘 용인 등 남부에 과학고를 신설하는 건 국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태우(60) 고양시 일산연합회 상임대표는 “경기도 인재들이 서울로 빠져나가는 걸 막기 위해 경기도에 과학고를 설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경기지부와 경기교사노조,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70개 교육·시민단체들은 ‘특권교육저지경기공대위’(공대위)를 조직하고 과학고 확대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대위 관계자는 “수백억이 드는 과학고 설립비용은 각 지자체가 예산을 투입해야 해 예산이 충분한 지자체와 그렇지 않은 지자체 간 서열화를 부추길 것”이라며 “이공계 특목고 졸업생들이 공대가 아닌 의대로 진학하는 성향이 뚜렷한 만큼 이공계 인재 양성 취지에도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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