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주가·거래량 ‘뚝’…고려아연 주판알 튕기기 분주한 주주들

허지은 2024. 10. 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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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게임'으로 치닫는 고려아연(010130) 경영권 분쟁에 임하는 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모두 주당 83만원의 공개매수 가격을 제시하면서 장중 거래량은 급감했고 주가 상승세 역시 주춤한 모양새다.

고려아연 측의 대항 공개매수 첫날이자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공개매수 가격을 83만원으로 올린 지난 4일 장중 79만 1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이날 주가는 힘을 받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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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 양도세·증권거래세 등 세금 이슈
국내외 기관도 법인세·배당소득세 내야하지만
83만원 밑돌 경우 공개매수 응할 유인 늘어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고려아연(010130) 경영권 분쟁에 임하는 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모두 주당 83만원의 공개매수 가격을 제시하면서 장중 거래량은 급감했고 주가 상승세 역시 주춤한 모양새다. 다만 복잡한 세금 이슈와 사법 리스크에 공개매수를 포기하고 장내 매도를 택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고려아연은 전일 대비 0.52%(4000원)오른 7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려아연 측의 대항 공개매수 첫날이자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공개매수 가격을 83만원으로 올린 지난 4일 장중 79만 1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이날 주가는 힘을 받지 못 했다. 이날 거래량 역시 14만 9233주에 그치며 4일(123만 27주) 8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통상 공개매수가 진행 중인 기업의 장중 거래량과 주가 상승세가 꺾일 경우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경향이 있다. 현재 고려아연과 MBK·영풍 모두 공개매수 가격으로 83만원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주가가 83만원 위로 오르지 못 하면 공개매수에 응할 유인이 높아지는 셈이다. MBK·영풍은 오는 14일까지, 고려아연은 오는 23일까지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시장에선 최윤범 회장이 공개매수 가격 추가 인상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이날 최 회장 측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이사회를 열고 공개매수 가격 상향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주 안에 가격 상향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세금 문제를 고려하면 MBK·영풍 측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가격 인상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최 회장 측과 MBK·영풍 연합의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83만원으로 똑같다. 하지만 공개매수 참여 시 적용되는 세금이 달라진다. 개인 투자자가 MBK·영풍 측 공개매수에 참여할 경우 양도차익의 22%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반면 고려아연 측 자사주 공개매수에 응한 투자자들은 양도세 대신 배당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 이하라면 양도차익의 15.4%를, 2000만원 이상이라면 최고세율이 적용돼 49.5%가 적용될 수 있다.

공개매수의 핵심으로 꼽히는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도 고려아연 측 공개매수에 응하면 배당 소득세가 부담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와 조세 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해외 기관은 10~22.5%의 배당소득세가 적용되고, 국내 기관은 22.5%의 법인세가 적용된다. 반면 MBK·영풍 측 공개매수에 참여한다면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가 면제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거의 모든 개인 주주들은 종합소득세와 무관하게 15.4%의 세율만 적용받는다는 점이 회계법인과 법조계에서 확인된 사실”이라며 “(기관들도) 의제 배당이 적용돼 법인세 측면에서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법리스크가 부각되며 공개매수 참여를 주저하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은 MBK·영풍을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금융감독원에 신고했고 형사 조치를 진행 중이다. MBK·영풍은 고려아연을 상대로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를 중단해달라는 가처분을 추가 신청하고,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배임 행위라고 지적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공개매수를 둘러싼 양측의 공방이 지속되고 있어 소송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라며 “양측의 매수 수량, 매수 가격, 명분, 향후 사법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자들이) 공개매수에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지은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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