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간 추모 사이렌···이스라엘 정부·유족 ‘따로’ 10·7 추모식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발생한 지 꼭 1년을 맞은 7일(현지시간) 오전 6시29분, 이스라엘 전역에 2분간의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1년 전 하마스의 공격이 시작된 시간에 맞춰 이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사이렌이다.
1년 전 하마스에 납치돼 여전히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는 인질들의 가족 20여명은 같은 시각 예루살렘에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관저 인근에서 추모 사이렌에 묵념했다. 인질 가족들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조속한 휴전 협상과 인질들의 귀환을 촉구하기 위해 이곳에서 아침을 맞았다.
1년 전 아들 오메르가 노바 음악축제에서 납치된 니바 웬케르트는 “아들이 끌려간 날 이후 우리에겐 시간이 멈췄다”면서 “우리는 단 1초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오메르가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싸워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학살과 납치의 현장이었던 남부 레임 키부츠 인근 노바 음악축제 장소에서도 이른 아침 추모식이 열렸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라엘 대통령을 비롯해 수백여명이 추모식에 참석해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이날 이스라엘 각지에서 추모 행사가 마련됐다. 텔아비브의 한 대형 행사장에선 희생자 유족들과 인질 가족들이 주최하는 추모식이 열린다. 이들은 하마스의 기습을 막지 못한 네타냐후 정부의 안보 실패를 비판하며 정부가 주최하는 행사와 별개로 추모식 자리를 마련했다.
유족 및 인질 가족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가자지구 전쟁을 이용하고 있다고 규탄하며 십시일반으로 행사를 준비해 왔다. 당초 추모식은 수만 명 규모로 계획됐지만, 최근 이란 및 헤즈볼라와의 갈등이 격화되며 1000명 이상 대규모 집회가 당국에 의해 금지되면서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한 유족은 로이터통신에 “이번 추모식은 지난해 10월7일 우리가 겪은 일을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며 “그곳엔 군대도 국가도 없었다. 다만 시민들이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유족은 그러면서 “정부 추모식에서는 그날 일어났던 과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네타냐후 정권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 추모식은 별도로 열린다. 네타냐후 총리의 오른팔이자 극우 인사인 미리 레게브 교통부 장관이 주관하는 행사로, 하마스 공격으로 20명 이상 사망한 남부 도시 오파킴에서 청중 없이 열리며 사전 녹화돼 유족 추모식이 모두 끝난 뒤 이날 저녁 방영된다.
1년 전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기습 공격으로 1139명이 죽고 251명이 납치됐다. 이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대적인 보복 공격을 단행해 가자지구에서 4만1870명이 죽고 9만7166명이 다쳤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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