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바이오 키운다더니…R&D 예산은 대폭 삭감
6대 첨단산업 분야도 846건이나 삭감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 소관 4개 기관의 R&D 예산 삭감 과제 내역을 분석한 결과, 총 2893건의 연구과제가 당초 계획보다 예산이 줄었다. 이번 집계에는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을 비롯한 4개 기관의 과제 내역이 포함됐다. 전년 대비 예산 삭감액을 더하면 총 9639억원에 달했다.
특히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이 예산 삭감의 영향을 더욱 많이 받았다. 중견기업이 주관하던 과제 중 219건, 중소기업 주도 과제 중 1296건이 계획보다 삭감된 예산을 받았다. 모두 합치면 1515건으로 전체 삭감 과제 건수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게다가 이번 삭감 과제 중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바이오, 미래차, 로봇을 비롯한 ‘6대 핵심첨단산업’도 846건이나 포함됐다. 정부는 지난 3월 윤 대통령이 주재한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첨단 분야 6대 핵심 산업에 대해 2026년까지 민간 주도로 55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국가첨단산업 육성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첨단산업은 핵심 성장엔진이자 안보·전략자산이며, 일자리와 민생과도 직결돼 있다”며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R&D 예산 삭감 과정에서 정부가 연구자로 하여금 연구비 삭감동의서에 서명을 강요한 정황도 드러났다. 예산 삭감으로 제대로 성과를 내기 어려운 수준임에도 당초 계획과 동일한 수준의 성과물을 낼 것을 요구받은 것이다. 이에 대해 오 의원은 “제대로 대응이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을 상대로 정부가 예산은 줄이면서 ‘성과 쥐어짜내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부적절한 일”이라며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고, 일관성 있는 산업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R&D 예산편성 정상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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