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혁신당 호남쟁탈전 `점입가경`

10·16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3일 전남 영광군 영광터미널시장 인근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후보자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호남 쟁탈전'이 치열하다. 양당이 10·16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부산 금정구청장 야권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혁신당은 전남 영광·곡성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조국 혁신당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재보궐선거 출마를 결정한 이후 이어지고 있는 민주당의 견제와 공격에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다.

조 대표는 "민주·진보 진영 일각에서 도를 넘는 비난과 견제가 일고 있다"며 "혁신당은 창당 때부터 천명한 원칙대로 임하고 있고 독자의 비전과 정책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혁신당과 민주당이 서로 헐뜯으면, 저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싸우면 누가 좋아하겠냐"며 "(싸울 대상은)윤석열·김건희 부부, 용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친윤 언론과 정치 검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자기 당의 이익은 소중하지만 그렇더라도 타당과 타당 후보를 할퀴거나 짓이기는 일은 옳지 않다"며 "이는 우리 혁신당 당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우리는 정권 교체와 4기 민주정부 수립을 위해 힘을 합쳐야 될 동지"라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혁신당은 전날 투표용지 인쇄를 하루 앞두고 김경지 민주당 후보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후보로 선정한 바 있다. 류제성 혁신당 후보는 사퇴서를 제출하고 선거 기간 김 후보 캠프의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하기로 했다.

부산 금정에서는 단일화에 성공했지만 이를 계기로 혁신당은 전남 영광·곡성 선거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비례로만 구성된 혁신당은 향후 지역 기반을 다져야 하는 만큼 그간 조 대표가 직접 호남에 내려가 월세살이에 나서는 등 총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 텃밭을 사수해야 하는 민주당과 신경전이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을 보였고 이는 갈수록 격화하는 모양새다.

영광군수 재선거에 출마한 장현 혁신당 후보는 이날 장세일 민주당 후보가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재산신고 내역과 등기부등본 등을 토대로 각종 의혹을 제기했다. 장현 후보는 "장세일 후보의 가족 간 이해할 수 없는 주택 증여, 수상한 매입자금 출처, 역증여, 장녀와 장남의 재산 형성, 재산신고 누락과 소득 거부 등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을 촉구한다"고 공세를 폈다. 김보협 혁신당 수석 대변인도 논평에서 "후보자의 상호 검증은 진흙탕 속에서 진주를 발견하는 과정"이라며 "민주당이 영광과 곡성에 최선·최적의 후보를 공천했는지 강한 의심이 든다"고 거들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