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윤 대통령 "필리핀 인프라 사업에 20억불 대외경협기금 지원"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필리핀 말라카낭궁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한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필리핀은 75년 전, 동남아 국가 중에서 최초로 대한민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나라"라며 "오늘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해 한-필리핀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양국은 안보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특히 필리핀의 '군 현대화 3단계 사업'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간 경제협력을 한층 활성화해 양국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실질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며 "필리핀이 추진 중인 여러 인프라 사업에, 세계적인 경험과 역량을 갖춘 한국 기업들의 참여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양국 정부는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와 PGN 해상교량 건설 사업에 대한 MOU'를 체결하고 해당 사업들을 한국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하여 추진하기로 했다"며 "이 두 사업은 지원 규모가 각각 10억불 상당으로 EDCF 사업 기준 역대 1, 2위의 대형 개발협력 사업이며, 우리 기업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과 자유, 인권, 법치의 가치를 공유하는 필리핀은 우리 정부의 한-아세안 연대구상과 인태전략 이행에 있어서도 핵심적인 협력 대상국"이라며 "우리 두 정상은 오늘 수립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공동 비전을 바탕으로, 긴밀한 협력과 연대를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음은 윤 대통령의 한-필리핀 공동언론발표 전문.
마르코스 대통령님, 필리핀 국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올해 한국과 필리핀의 수교 75주년을 맞아 아세안 내 한국의 핵심 우방인 필리핀을 국빈 방문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필리핀은 75년 전, 동남아 국가 중에서 최초로 대한민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나라입니다.
6.25 전쟁에는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규모의 병력을 파견하여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함께 싸운 고마운 나라입니다.
그동안의 양국 관계 발전은 이처럼 피로 맺은 신의와 연대에 기초를 둔 것입니다.
저는 이번 방문을 통해 필리핀이 마르코스 대통령님의 지도력 하에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양국 관계가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저와 마르코스 대통령님은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여 한-필리핀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오늘 회담의 주요 성과와 합의사항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양국은 안보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우리 두 정상은 방산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특히 필리핀의 <군 현대화 3단계 사업>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우리 두 정상은 오늘 체결된 <해양협력 MOU>를 통해
해상 초국가 범죄 대응, 정보 교환, 수색구조와 같은 해양안보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둘째, 마르코스 대통령님과 저는 양국 간 경제협력을 한층 활성화해 양국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실질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작년 9월 서명된 <한-필리핀 FTA>를 조속히 발효시켜, 양국의 무역과 투자를 촉진하기로 했습니다.
양국 정부는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와 PGN 해상교량 건설 사업에 대한 MOU>를 체결하고, 해당 사업들을 한국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하여 추진하기로 하였습니다.
이 두 사업은 지원 규모가 각각 10억불 상당으로 EDCF 사업 기준 역대 1, 2위의 대형 개발협력 사업이며, 우리 기업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양국은 필리핀이 추진 중인 여러 인프라 사업에, 세계적인 경험과 역량을 갖춘 한국 기업들의 참여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또한 우리 두 정상은 농업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여 양국의 식량안보를 함께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하고, 필리핀 내에 한국 농기계 생산단지도 조성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셋째, 마르코스 대통령님과 저는 에너지, 디지털 전환과 같은 미래지향적인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충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우리 두 정상은 무탄소 에너지원으로서 원전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이번 <바탄 원전 재개 타당성 조사 MOU> 체결을 계기로 양국 간 원전 협력 기반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한국은 디지털 분야 선도국으로서, 공공행정 부문 디지털화를 비롯한 필리핀의 디지털 전환도 적극 지원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넷째, 우리 두 정상은 양국 국민들의 안전하고 생산성 있는 인적 교류를 뒷받침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필리핀을 가장 많이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한국인이었으며,
2004년부터 지금까지 총 9만 7천여 명의 필리핀 근로자들이 한국에서 근무해 왔습니다.
마르코스 대통령님과 저는 이와 같은 양 국민 간 상호 교류가 양국 우호 협력의 든든한 기반이라는 데 공감하고,
인적 교류 확대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는 한편, 양국 국민들의 권익과 안전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다섯째, 우리 두 정상은 지역 및 국제 문제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하고,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대한민국과 자유, 인권, 법치의 가치를 공유하는 필리핀은 우리 정부의 한-아세안 연대구상과 인태전략 이행에 있어서도 핵심적인 협력 대상국입니다.
마르코스 대통령님과 저는 북한의 핵 개발과 무모한 도발, 그리고 불법적인 러북 군사협력을 국제사회가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하고, 앞으로도 북한 비핵화와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마르코스 대통령님께서는 우리의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셨으며, 자유, 평화, 번영의 통일 한반도가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리라는 점에 대해 저와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우리 두 정상은 역내 핵심 해상교통로인
남중국해의 평화, 안정, 안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했습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양국은 남중국해상 규칙 기반 해양 질서의 확립과 국제법 원칙에 따른 항행 및 상공 비행의 자유를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우리 두 정상은 오늘 수립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공동 비전을 바탕으로, 긴밀한 협력과 연대를 계속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마르코스 대통령님과 필리핀 국민들의 초청과 환대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마닐라(필리핀)=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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