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떠나는 부사관들, 이러다 軍도 문 닫을라”… 유용원 “올해 전역 부사관 신규 임관자 2배”

정충신 기자 2024. 10. 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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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원 “올해 육군 임용 부사관 1280명, 전역은 3170명로 두배 상회”
최근 3년 간 육군 전방부대 배치된 신규임용 군무원 3514명 중 44%가 휴·면직
하사 선발 경쟁비는 역대 최저, 중사·상사 중도 전역 신청은 역대 최대
지난 9월27일 전북 익산 육군부사관학교 양성 24-3기 임관식에서 신임 부사관들이 경례하고 있다.육군부사관학교 제공

올해 9월 기준 2024년 육군에서 전역한 부사관 총 인원은 3170명인데 반해 신규로 임관한 하사는 1280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육군 부사관 전역 및 임관 인원 현황. 자료=국방부/유용원 의원실 제공

7일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아직 정년이 남았는데도 불구하고 본인의 희망에 따라 중도 전역을 신청한 육군의 중사·상사 계급 부사관은 2021년 658명, 2022년 895명, 2023년 1275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였다.

올해 8월 기준으로 전역을 신청한 중·상사는 이미 1204명에 달해 이 추세라면 올 한해 자진해서 전역을 선택하는 부사관 인원 규모가 역대 최대치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군에 복무 중인 간부의 중도 이탈현상은 부사관층 뿐 아니라 장교계층에서도 공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유 의원실이 임관과 동시에 10년 장기복무자로 분류되는 사관학교 출신 대위 장교들의 5년 차 중도 전역 지원자 수를 분석한 결과, 육사 출신은 2023년 29명에서 2024년 56명으로 전년 대비 약 1.9배, 같은 기간 해사 출신은 13명에서 29명으로 전년 대비 약 2.2배, 공사 출신은 6명에서 23명으로 전년 대비 무려 약 3.8배가 각각 증가했다. 진급과 요직 선발에 있어서 비사관학교 출신 장교에 비해 비교적 유리한 위치에 있는 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의 중도전역 신청 인원 비율이 높아지는 것이다.

최근 5년 각군 7급, 8급, 9급 군무원 면직 인원 현황. 자료=국방부/유용원 의원실 제공

우리 국군에서 4만여 명 규모를 차지하는 군무원 계층의 중도 이탈도 심각한 상황으로 드러났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3년간 육군 전방부대에 보직된 총 3514명의 신규임용 군무원 가운데 휴직을 신청한 군무원은 648명, 면직 인원은 896명으로 무려 44%에 달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유 의원은 "보직 인원의 절반 가량이 휴·면직을 신청함으로써 휴·면직 군무원들이 담당하는 업무는 기존 간부들이 나눠 수행하는 구조로 기존 간부들의 업무 가중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직업군인과 군무원들의 이탈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하사와 소위 등 초급간부 모집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병사 통솔과 교육훈련 교관, 소부대 관리 등 초급 지휘자로서 중요 임무를 주로 수행하는 하사·소위의 선발 경쟁비율은 그동안 약 3 대의 1의 수치를 기록해왔다. 하지만 육군 부사관의 경우 올해 전반기 기준 1.9 대 1로 육군 ROTC(학군사관) 장교후보생의 경우 지난해 기준 1.8 대 1로 각각 역대 최저 수치를 기록한 바 있고, 그 수치가 매년 하락세를 보여 군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군 초급간부 선발과 기존 간부 이탈문제로 야전부대는 초급간부 유지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병과의 경우 정원 대비 실제 간부 보직률이 현저히 낮아 정상적인 임무 수행에 제한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육군의 항공정비 직렬의 부사관 계급별 편제 대비 실제 보직률을 조사한 결과, 중사는 정원의 85.6%, 하사는 정원의 61.7%의 인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도 간부처우개선 국방부 예산 요청안 및 기재부 반영안. 자료=국방부/유용원 의원실 제공

국방부는 이러한 현상들에 대한 타개책으로 간부 처우개선과 관련한 내년도 예산을 대폭 늘려 예산안을 제출했지만, 현재 기재부안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 예컨대 각종 훈련 때 병사와 달리 간부는 자비로 식사를 구매해 먹어야 하는 불합리한 관행을 해결하고자 ‘간부훈련 급식비’를 올해 133억에서 내년 819억으로 대폭 증액 요청했지만, 오히려 올해보다 9억이 삭감된 124억만 반영됐다. 또, 간부 ‘당직근무비’의 경우 현행 평일 2만 원, 휴일 4만 원에서 타 부처와 형평성을 고려 3만 원, 6만 원으로 인상을 요청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국방부는 임관 5년차 미만 초급간부에게도 ‘이사 화물비’를 지급하는 예산과 군 간부들이 관사를 입주에 할 때 청소비, 도배비용 등을 지원하는 ‘주거환경개선비’도 요청했지만 전액 반영되지 못했다.

유 의원은 "내년도 병장 급여와 각종 세금을 제한 초임 하사 계급의 실수령을 비교해보면 역전현상이 일어나 상대적인 박탈감을 하소연하는 군 간부들이 많아졌다"며 "간부 본인들의 처우는 몇 년째 제자리걸음인데, 병사들의 처우만 계속 나아지고 있으니 간부들이 불만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초급간부 모집이 어려워지고 중견간부들의 이탈이 많아지고 있는 현상은 이러한 간부들의 불만이 그대로 반영된 현상"이라며 "경제적 처우개선을 통한 유인책이 시급한데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당직근무비와 간부훈련급식비, 주택수당 등의 예산이 올해 규모로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군 내부 간부들 사이에서 ‘이러다 다 망하게 생겼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 정도로 심각한 상황으로 우수한 자질을 갖춘 초급간부 선발과 군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춘 간부들이 경제적 걱정 없이 계속 복무할 수 있도록 정부는 재원 투입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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