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물 들라… 中, 교사에 여권제출 요구

이종혜 기자 2024. 10. 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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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을 상대로 공산당에 대한 충성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 당국이 교사들에게 여권을 제출하도록 하는 등 해외여행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나섰다.

쓰촨성 서부 한 도시 초등학교 교사는 "교사, 공공부문 직원 모두 여권을 제출하라고 들었다"며 "해외여행을 가고 싶다면 시 교육청에 신청해야 하는데 승인이 나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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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막고 ‘충성교육’ 강화

학생들을 상대로 공산당에 대한 충성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 당국이 교사들에게 여권을 제출하도록 하는 등 해외여행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나섰다. 교사들이 자칫 해외에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 정보를 접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6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여러 공공기관 직원들과 쓰촨(四川)성, 광둥(廣東)성 등 6개 지역 교육청 등의 공지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해외여행 제한이 지방정부와 국유기업을 넘어 각 학교로 확대되고 있다. 쓰촨성 서부 한 도시 초등학교 교사는 “교사, 공공부문 직원 모두 여권을 제출하라고 들었다”며 “해외여행을 가고 싶다면 시 교육청에 신청해야 하는데 승인이 나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여름방학을 앞두고 SNS에 정부가 광둥성, 장쑤(江蘇)성, 허난(河南)성 등의 교사들에게 여권 제출과 출국허가를 요구했다는 글들이 올라온 데 이어 정부가 공개적으로 공지를 게시하는 등 해외 출국 통제가 더 엄격해지고 있다. 허난성의 한 교사는 SNS에 “나는 영문학을 전공했고, 평생의 꿈은 영어권 국가를 방문하는 것이었지만, 이제 그 꿈이 산산조각 날 것 같다”고 썼다.

이처럼 해외여행 통제가 교사들에게까지 확대된 데는 중국 공산당이 시진핑(習近平) 집권 이후 학생들에게 충성심 교육을 강조하면서 교사들에게 이러한 수업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교사들이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정보 등을 접할 경우 학생들에 대한 충성심 교육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저우(溫州)시 어우하이(구海)구 교육국의 공지에 해외여행하는 교육자는 미국으로 피신한 파룬궁 수련자나 적대적인 외국 세력과 접촉해선 안 된다고 기재됐다. 또 해당 구의 모든 공립 유치원, 초·중 교사들은 여권 제출을 요청받았고 정보는 공안국 국경 관리소에 등록됐다. 해당 지역 교사들이 해외로 출국하기 위해서는 학교에 신청서를 제출해야 하고 기간도 20일 미만으로 제한됐다. 중국 외교부는 해당 문제에 대해 FT 측에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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