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그린스타디움’ 천안 최규영 반장, “잔디 해결책? 각 구장에 맞는 시스템 만들어야”

정지훈 기자 2024. 10. 7.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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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지훈(천안)]


지금 한국 축구에서 최대 이슈는 ‘잔디 상태’다. 대표팀의 ‘캡틴’ 손흥민이 지난 9월 A매치 이후 상암 잔디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며 ‘공론화’가 됐고, 이후 K리그 여러 구단들의 홈구장 잔디 상태가 논란이 됐다. 그러나 최상의 잔디 상태를 자랑하는 곳도 있었다.


바로 K리그2 2024시즌 2차 그린스타디움 상을 받은 천안종합운동장이었다. 이 비결을 듣기 위해 천안종합운동장의 잔디 관리를 담당하는 천안도시공사 문화체육부 최규영 반장을 가 만났다.


대한축구협회(KFA)가 10월 15일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4차전 이라크와 홈경기 장소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용인 미르스타디움으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이유는 분명하다. 바로 잔디 상태. 앞서 한국 대표팀은 지난 팔레스타인과의 3차 예선 1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홈에서 열린 경기였지만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최근 이상 기후로 인한 폭염과 행사 개최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잔디가 크게 손상되면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대표팀 일부 선수들이 직접 입을 열면서 주장 손흥민도 홈 경기장이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팔레스타인의 마크람 다부브 감독도 잔디 상태가 100%가 아니었다고 이야기했던 바 있다.


결국 KFA는 지난달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의 현장실사를 통해 잔디상태를 확인한 결과 현재 상태로는 잔디 보식 등 여러 방안을 최대한 동원한다 해도, 이라크전까지 경기장 잔디상태를 현격히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용인미르스타디움의 경우 협회 관계자들이 현장 실사를 한 결과 하루 전 수원 삼성의 홈경기로 인한 손상이 있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잔디가 양호한 상태이며, 향후 예정된 K리그2 두 경기(9월 25일, 10월 6일) 일정을 고려해도 현재의 날씨로는 잔디 회복 및 관리가 어느 정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잔디 문제는 K리그에서도 이슈가 됐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FC서울은 물론이고, 울산 HD의 문수축구경기장, 광주 FC의 축구전용구장과 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는 최악에 가까웠다. 특히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 참가하는 울산과 광주가 문제가 됐고, 결국 광주는 300km 이상 떨어져있는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홈경기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축구경기장의 ‘논두렁’ 잔디 상태가 이슈가 되고 있지만, 잔디 관리가 잘되고 있는 경기장도 있었다. 바로 천안시티 FC의 홈구장 천안종합운동장이다. 최상의 잔디 상태였다. 한 눈에 봐도 잔디 상태가 완벽에 가까웠고, 상암이나 울산과 비교해보면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천안종합운동장 관리 주체인 천안도시공사는 체계적인 관리로 선수들이 최적의 환경에서 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이에 대해 김태완 감독은 “관리하시는 분에게 물어봐야 한다. 관리를 워낙 잘하신다. 사용을 많이 안해서 좋은 것도 있는 듯하다. 경기장은 이렇게 돼야 한다”라고 흡족함을 드러냈고, 베테랑 수비수인 이웅희도 “완벽에 가깝다. 정말 관리를 잘하시는 것 같고, 자부심이 있다. 선수들의 경기력에 분명한 영향을 미친다”며 찬사를 보냈다.


김태완 감독의 말대로 천안종합운동장의 잔디를 관리하는 천안도시공사 문화체육부 최규영 반장을 만나 비결을 물어봤다.


[천안도시공사 문화체육부 최규영 반장 인터뷰]


-K리그2 그린스타디움 상을 받았는데, 소감은?


2년 전에 잔디를 교체했기 때문에 잔디 상태가 상당히 좋다. 올해도 열심히 관리해서 그린스타디움 상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고, 작년부터 준비를 했다. 이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매 년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려고 한다. 누구 한 명이 잘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축구단, 천안시, 직원들 모두가 협력해야 된다.


-K리그 구장 잔디 상태가 정말 좋지 않은데, 기후의 영향이 크다고 한다. 천안은 어땠는가?


천안 역시 10군데 정도 병반이 왔는데,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당연히 기후의 영향이 클 수밖에 없는데, 잔디가 손상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밀도를 높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비량을 좀 더 높여줘야 하는데, 관리자들 입장에서는 시비량을 높이면 병반 발생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꺼려하는 것이 있다. 부담이 되기 때문에 비료량을 줄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결국에는 잔디 훼손을 줄이려면 밀도를 높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비료량을 늘릴 수밖에 없다. 항상 밀도를 최고치로 높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천안종합운동장 같은 경우에는 병반이 발생하더라도 최대한 밀도를 높이려고 하고, 항상 같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번 훼손이 되면 다음 년도에도 회복이 되지 않은 채로 시즌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애초에 밀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 천안 같은 경우에는 다른 관리자들이 비료를 1회 줄 때, 2~3회 주려고 한다. 이론상으로는 비료를 주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다르다. 관리가 힘들더라도 밀도를 높여야 한다.



-잔디 관리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날씨다. 기온이 올라가면 관리자들이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 올해가 유독 힘들었다. 고온이 계속 유지됐기 때문에 관리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경기를 하면 잔디는 자연스럽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충분하게 길이를 가져가고, 계속해서 관리하는 것이 답이다. 결국에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매주 테스트를 하면서 신경을 써야 한다. 천안 같은 경우는 주3회 잔디를 깎으면서 예지물이 나오는데, 1톤 트럭으로 실지 못할 정도의 예지물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밀도율이 8~90% 정도가 나온다. 예지물이 적게 나온다면 밀도가 떨어진다는 것이고, 경기를 치르면 훼손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병이 오더라도 잔디 밀도율을 90%까지 채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가 심각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보는가?


관리자들이 지식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인터넷만 검색해 봐도 많은 자료가 있다. 다만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콘서트 등 여러 행사가 있고, 대관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일단 잔디 상태를 좋게 만들려면 투자도 중요하지만, 꾸준하게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상암도 관리할 수 있는 비용이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상암 잔디 상태를 보러 토트넘과 팀 K리그 경기를 보러 갔다. 한 눈에 봐도 좋지는 않아 보였다.


-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를 개선하려면?


상암의 밀도율이 한 60% 정도라고 하는데, 더 높여야 한다. 따로 구입해서 관리하기는 쉽지 않지만 잔디를 강하게 키우려면 철분, 인, 아연 등 특수 비료를 많이 줘야 한다. 월드컵경기장의 경우 일조량이 부족해서 잔디가 연하다. 종합운동장과는 다르다. 훼손이 많을 수밖에 없다. 종합운동장은 일조량이 높지만, 월드컵경기장 같은 경우는 일조량이 얼마 되지 않아 관리하기 힘들다. 투광기를 구매해서 관리하는 등 까다롭다. 결국에는 월드컵경기장에 맞는 잔디 관리 프로그램을 잘 짜야하고, 종합운동장은 또 다른 플랜을 세워야 한다. 환경에 맞게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잔디 관리 이론과 기초는 모두 똑같다. 각 구장에 따라 일조량 등을 고려해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하다보면 나름대로 돌파구가 생길 것이라 생각한다.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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