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대신 골잡이’ 후보였던 황희찬
계속된 침묵에 팀 주전 경쟁서도 밀려
‘英파워’ 배준호·엄지성 대체 가능성
‘멀티’ 홍현석 활용 여부도 눈길
손흥민(토트넘)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요르단, 이라크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지역 최종예선 2연전 출전이 불투명해지면서 남자 축구 대표팀 공격진에 숙제가 던져졌다. 특히 ‘황소’ 황희찬(울버햄프턴)마저 소속팀에서 부진을 겪고 있어 홍명보 감독의 고민이 깊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경기에 출전했지만, 아직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5일 브렌트퍼드와의 7라운드에서는 후반 교체 투입되었지만, 슈팅 한번 없이 팀의 3-5 완패를 지켜봐야만 했다. 울버햄프턴 또한 리그 최하위로 처져 분위기가 좋지 않다.
지난 시즌 황희찬은 공식전 31경기에서 13골 3도움을 기록하며 울버햄프턴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저돌적인 돌파와 과감한 슈팅으로 상대 수비를 휘저으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주전 경쟁에서도 밀렸다. 아스널과의 EPL 개막전을 제외하면 90분을 소화한 경기가 없다. 이후로는 주로 교체 자원으로 나섰고, 지난달 21일 애스턴 빌라와의 경기에서는 벤치만 달궜다.
홍명보 감독으로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홍 감독은 앞서 손흥민의 부재를 대비해 황희찬을 배준호(스토크시티), 이재성(마인츠) 등을 언급하며 플랜 B를 구상했지만, 이들 모두 확실한 해결사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재성은 득점보다는 활동량과 연계 플레이에 강점이 있고, 배준호는 잠재력이 있지만 아직 A매치 경험이 부족하다. 황희찬처럼 저돌적인 돌파형 공격수도 아니다. 손흥민 대신 발탁된 홍현석(마인츠) 역시 득점보다는 중원에서의 패스 연결과 경기 조율에 강점을 보인다.
홍명보 감독은 황희찬의 최근 부진에도 믿음을 보였다. 황희찬은 지난달 오만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지역 최종예선 원정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3-1 승리에 힘을 보탰다. 특히 소속팀에서의 부진을 털고 대표팀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홍 감독은 “소속팀에서 어려움을 겪는 선수가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힘을 얻어 돌아가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경우가 있다”며 황희찬의 반등을 기대했다.
황희찬이 대표팀 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홍 감독은 9월 A매치 때와 유사한 공격진 구성을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 주민규(울산), 오세훈(마치다) 등 최전방 공격수를 앞세우고 황희찬, 이재성,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으로 2선을 구축하는 것이다.
하지만 황희찬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새로운 카드를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배준호, 엄지성(스완지시티) 등이 황희찬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유럽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상대 수비를 괴롭히는 데 능하다. 배준호는 몸싸움 능력과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능력이, 엄지성은 드리블과 빠른 돌파가 장점으로 꼽힌다.
손흥민 대신 발탁된 홍현석의 활용법도 관심사다. 홍현석은 중앙 미드필더지만 2선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최근 소속팀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서기도 했던 이강인을 중앙으로 이동시키고, 홍현석을 오른쪽 측면에 배치하는 방법도 있다. 혹은 홍현석을 공격형 중앙 미드필더로 쓰고 이재성을 측면으로 빼는 방법도 고려해 만하다. 대표팀은 오는 10일 요르단과 원정 경기를 치르고, 5일 뒤 이라크와 홈에서 맞붙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