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윤석열 정부 2년 새 문재인 정부 5년보다 더 뛰었다
2022년 상반기부터 39% 상승
잠잠하던 아파트도 올해 급등
정부 ‘집값 안정화’ 대책 무색
실거래가·공시가격 괴리 커져
보유세 실효세율 0.21%로 뚝
윤석열 정부 집권 2년간 서울의 주택 매매가 상승률이 문재인 정부 초기 2년간 상승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의 실거래가와 공시가격 차이도 더 벌어졌다.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도시연구소가 함께 연구한 ‘2024년 상반기 실거래가 분석을 통해 본 주거정책의 현안과 과제’ 보고서를 6일 살펴보면, 윤석열 정부 2년간 서울의 주택(아파트+빌라 등) 평균 매매가는 2022년 상반기 6억6063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9억1826만원으로 올라 상승률은 39.0%로 집계됐다.
이는 문재인 정부 초기 2년간 상승률(17.9%)보다 높은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 5년간 서울 주택 상승률(31.3%)과 비교해도 높다. 2017년 상반기 서울 주택 평균 가격은 5억380만원에서 2019년 상반기 5억9421만원으로 올랐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건설 원자재값 상승 여파가 이어진 점을 감안하더라도 정부의 집값 안정화 방안이 시장에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윤석열 정부 2년간 상승률의 기준점인 2022년 상반기에는 전체 주택의 전기 대비 매매가 하락률(10.6%)이 컸기 때문에 실제 상승률은 이보다 낮을 수 있다. 또 이 자료에서는 ‘정부 출범 2년’으로 시기를 나누다보니,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하반기 주택가격이 급상승한 부분이 반영되지 않기도 했다.
서울 아파트로만 한정하면 윤석열 정부 2년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14.0%에 그쳤다. 문재인 정부 초기 2년간 상승률(35.2%), 후기 2년간 상승률(34.4%)보다는 낮다.
문재인 정부 당시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2020년 1월 가구당 평균 6억5685만원에서 그해 12월 10억3673만원까지 크게 상승했다. 임기 말인 2022년 4월에는 11억4607만원까지 올랐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집값 잡기’를 시도했으나 2022년 8월 8억1160만원까지 떨어진 서울 아파트값은 이후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며 2023년 8월 11억2515만원, 2024년 12억4740만원까지 올랐다.
이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2년여 만에 집값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오히려 부동산시장 불안정을 초래했다”며 “집값 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실거래가격과 공시가격 간 괴리도 커졌다. 2022~2023년 서울을 비롯한 전국 주택 실거래가가 크게 상승했음에도 올해 공시가격 상승률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정부는 지난달 문재인 정부에서부터 추진해온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폐지하고, 공시가격에 시세 변동만 반영되도록 산정 방식을 바꾼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서울 주택 실거래가격은 2022년 평균 9억6988만원에서 2023년 10억6002만원으로 9.3% 올랐다. 이 기간 공시가격은 8억1850만원에서 6억5945만원으로 오히려 19.4% 하락했다. 올해 공시가 역시 6억8380만원으로 전년보다 소폭(3.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실거래가 반영률도 79.2%에서 71.9%로 낮아졌다.
여기에 보유세 관련 세법 개정으로 세율과 과표기준까지 하향조정되면서 보유세는 618만원에서 413만원으로, 실효세율은 0.35%에서 0.21%로 떨어졌다.
홍정훈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원은 “윤석열 정부는 각종 규제 및 세제 완화로 민간 주도의 부동산 경기 부양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공공 주도의 주택공급 개입이 필요한데 정부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인하·심윤지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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