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성 신상공개는 국민 호기심 충족일 뿐?…‘공익 목적’ 논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헌재연구원 ‘정당한 공익’ 여부 의문 제기
“유죄 확정 안 됐는데 회복 어려운 낙인”
범죄통계 연구선 “재범 억제 효과 미미”
길을 걷던 여성 청소년을 아무런 이유 없이 흉기로 살해한 박대성(30)이 검찰 송치를 위해 호송차에 올라타기 전 경찰서 포토라인에 섰다. 얼굴을 다 드러낸 그는 이른바 ‘머그샷 공개법’ 시행 이후 4번째로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됐다.
머그샷 공개법 통과 1년이 지났지만, 피의자 신상공개제도를 향한 우려는 여전하다.
헌법재판소 산하 헌법재판연구원이 2021년 펴낸 연구 보고서 ‘피의자 신상공개제도에 관한 헌법적 연구’(책임연구관 강서영)는 신상공개가 특정강력범죄 및 성범죄를 개인의 문제로 축소시키고 낙인찍는다고 비판했다. “국가는 범죄예방을 위한 사회방위의무를 국민에게 떠넘기고 사회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의무를 손쉽게 더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해당 보고서는 제도의 헌법적 정당성 결여를 지적했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국민 대다수가 피의자 신상공개제도를 지지한다고 해서, 혹은 특정 사건에 관해 피의자의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대한 동의자 수가 많다고 해서 그러한 다수의 혹은 국민적 호기심이 곧바로 ‘정당한 공익’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익을 위해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지만 이때 단순한 국민적 호기심이 공익이 될 수 없다는 의미다.
이어 “법관의 판단이 아닌 수사기관의 결정에 의해 유죄판결이 확정되지도 않은 피의자의 신상을 전 국민에게 일시에 공개하는 방식의 강렬한 만큼이나 그 이면에는 피의자에게는 강력한 그리고 회복하기 어려운 낙인을 남기는 것이 이 제도의 본질”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머그샷 공개법 이후 박대성까지 신상정보가 공개된 것은 총 4번이다. 지난 4월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김레아(26)를 시작으로, 6월 서울 강남 한 오피스텔에서 모녀를 살해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 박학선(65), 아파트 흡연장에서 70대 이웃 주민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최성우(28)의 신상이 공개된 바 있다.
전남 순천경찰서는 4일 살인 혐의로 박대성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박씨는 지난달 26일 0시44분쯤 순천시 조례동 거리에서 A(18)양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후 도망친 박대성은 만취 상태로 거리를 배회하다가 행인과 시비를 벌였고, 사건 약 2시간20분 만인 오전 3시쯤 경찰에 체포됐다.
배달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대성은 자신의 가게에서 혼자 술을 마시다가 흉기를 챙겨 밖으로 나왔고, 그곳을 지나던 A양을 800m가량 쫓아가 뒤에서 공격했다. 범행 이후에도 흉기를 지닌 채 술에 취해 거리를 배회하며 술집과 노래방에 들러 또 술을 마신 것으로 밝혀졌다.
일면식도 없는 A양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박대성은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며 정확한 동기를 진술하지 않았다. 박대성과 피해자 A양은 한동네에 살고 있지만, 알고 지내는 사이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신상정보공개위원회를 열고 수단의 잔인성, 중대한 피해, 국민의 알권리, 재범 방지 등을 고려해 박대성의 신상과 머그샷 얼굴 사진 등을 공개했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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