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스 인 아메리카' 고준희 "무대공포증 이겨낸 큰 도전"

조연경 기자 2024. 10. 7.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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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림컴퍼니〉

배우 고준희가 첫 연극 도전을 마쳤다.

지난달 28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1991년에 초연한 새 밀레니엄을 앞둔 세기말의 혼돈과 공포를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서사로 빚어낸 토니 커쉬너(Tony Kushner)의 작품이다. 198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채 차별과 혼란을 겪는 사회적 소수자 5명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데뷔 이후 첫 연극 공연 도전에 나선 고준희는 극 중 발륨이라는 약물에 중독된 채 환상 속에서 상상의 인물들을 환영으로 만들어내 자신의 문제들을 외면하는 하퍼 피트 역을 맡아 자신만의 해석과 다채로운 표현력을 무대 위에서 펼쳤다.

이에 고준희는 소속사 이뉴어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엔젤스 인 아메리카' 종연 소감과 함께 다채로운 마지막 이야기를 전했다.

다음은 '엔젤스 인 아메리카' 종연 고준희 일문일답

〈사진=글림컴퍼니〉


-'엔젤스 인 아메리카'가 막을 내렸다.
"먼저 무더웠던 날씨에도 불구하고 귀한 발걸음으로 공연장을 찾아 주신 관객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지난 5월 중순부터 한여름을 지나 가을에 걸쳐 연습실과 공연장에서 첫 연습부터 마지막 공연까지 연출님을 비롯한 선후배 동료 배우분들, 그 밖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 많으셨던 스태프분들께도 수고하셨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매주 매일 동고동락 했던 동료들을 이제 볼 수 없다 하니 공연이 모두 끝났다는 게 아직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데뷔 후 첫 연극 도전이었다.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평소 많은 사람 앞에서 말할 때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고 무대 연기에 대한 경험이 없었지만, 다양한 작품 활동을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고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수상을 비롯한 수많은 연극상을 수상하신 신유청 연출님께서 대본을 주셨다. 그런 연출님을 믿고 합류했다.

또 평소 존경하는 선배인 배우 수애 언니도 '이 작품을 하고 난 뒤 너의 모습을 상상해 보니, 한 단계 더 멋진 배우로 성장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어 꼭 도전해 봤으면 좋겠어'라고 적극 추천하고 용기를 북돋아 줘 출연을 결정지었다."

-하퍼 아마티 피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특별히 중점 두거나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하퍼는 제가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 중에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특히 하퍼의 설정과 특성상 감정의 격변이 크지만 개인사나 배경 설명이 많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연출님과 많은 생각과 대화를 함께 나눴다. 그 결과 캐릭터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고 찾아냈다. 또 공연 시간 내에 여러 모습을 나타내야 하기 때문에 관객분들에게 최대한 잘 보일 수 있게끔 대사나 동작에 끊임없는 고민과 연습을 했다."

-가장 기억에 남은 장면은.
"2막 9장의 클라이막스 부분인 하퍼와 조셉, 프라이어, 루이스 네 명의 인물이 각자의 갈등 상황에서 감정을 폭발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연습하는 과정에서도 담당 배우들이 중요한 장면임을 알고 있기에 모든 감각을 집중했고, 누구 하나 대사의 순서나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정말 많이 연습했다."

〈사진=글림컴퍼니〉


-연습 과정은 어땠나.

"처음 겪어보는 경험과 감정들이 많았다. 이렇게 오랫동안 한 작품을 함께 하는 배우분들과 일주일에 6일을 같이 만나서 오전부터 늦은 밤까지 연습하고 의견을 나눴던 적이 처음이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가족들보다 더 자주 만나고 대화했다. 또 연습 끝나거나 휴일에는 집에서는 잠만 잤던 것 같다.(웃음)

그 덕분에 정말 애착을 많이 가지게 된 작품이고,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함께 했던 동료분들이 다른 작품에서 연기하는 걸 본다면 마음이 애틋하고 진심으로 응원할 것이다. 연습 때도 공연 때도 항상 한마음 한뜻으로 서로가 더 나은 연기를 펼칠 수 있도록 배려와 격려를 아낌없이 줬다."


-배우들이 잊지 못한다는 커튼콜을 경험한 마음은.
"첫 공연보단 마지막 공연 때가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전날을 끝으로 제 캐스트 공연은 마무리됐지만 28일 공연 때 이번 작품에 출연한 모든 배우가 다 같이 서서 관객분들께 인사를 드렸는데 뭉클하고 짠한 기분이 들었다."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내 인생의 첫 연극이자 무대 공포증을 이겨낼 수 있었던 큰 도전'이었던 것 같다. 유승호 배우와 나눴던 '연습실과 무대 뒤 우리의 모습이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는 대화에도 공감했다. 무더운 날 공연장까지 찾아주신 관객분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우선 하퍼의 남편 루이스 역을 맡아 저를 잘 이끌어 줬던 양지원 배우, 또 다른 남편으로 옆에서 힘이 된 이유진 배우, 저에게 지금도 없어서는 안될 권은혜 배우, 겹치는 장면은 없었지만 많은 응원을 해준 이태빈 배우, 처음부터 끝까지 언제나 힘이 됐던 유승호 배우, 수고 많았던 손호준 배우, 우리 정하퍼 정혜인 배우, 항상 힘이 됐던 태항호 배우, 사랑이 많은 민진웅 배우, 마음이 따뜻했던 정경훈 배우, 작품의 중심을 잡아 주시고 많은 조언을 주신 이효정, 김주호 선배님, 저에게 따스한 말을 아끼지 않았던 방주란 선배님, 항상 저를 토닥거려 준 전국향 선배님, 마지막으로 많은 가르침을 주신 신유청 연출님께도 인사를 전한다.

잊을 수 없는, 사랑하는 우리 배우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뜻 깊었고 정말 감사했다. 앞으로도 제 마음 속에 항상 간직하겠다.

-마지막으로 '엔젤스 인 아메리카' 함께 한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엔젤스 인 아메리카' 공연을 봐주신 모든 관객분들, 그리고 관심 가져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공연을 보러 와주신 분들도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평소 낯가림이 있고 쑥스러움에 퇴근길 대화 같은 것들을 나누지 못해 죄송함도 들지만 격려와 응원의 말씀 늘 잊지 않고 있다.

앞으로 더 성숙하고 발전하는 배우가 되도록 언제나 노력할 테니 또 다른 좋은 작품과 캐릭터로 찾아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환절기 건강 유의하시고 남은 한 해도 잘 마무리하시길 바란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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