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침투 창구” 논란에... 공주 영명고 공자학원 설립 계획 무기한 보류
학부모·시민단체 반발 부딪혀
충남 공주 영명고(1906년 개교)가 내년 초 공자학원 설립 계획을 무기한 보류한다고 6일 밝혔다. 공자학원은 중국 정부가 자국의 언어·문화 같은 소프트파워를 알리겠다는 취지로 세계 각국에 세운 기관이지만 ‘중국 공산당의 체제 선전기구’ ‘친중파 양성 기지’라는 지적이 상당하다.
공주 영명고는 지난 8월 순천향대 공자학원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었다. 그러자 학생과 학부모들은 “중국의 ‘침투 창구’인 공자학원을 왜 우리 학교에 세워야 하느냐”고 반발했다. 공자학원실체알리기운동본부 등 반중 단체도 합세했다. 이들은 특히 유관순 열사와 조병옥 전 내무부 장관 등 독립운동가 다수를 배출한 영명고에 공자학원이 들어서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여양현 영명고 교장은 “한중 언어 교육과 학술교류 등 좋은 취지로 추진한 것인데 논란이 커질 줄은 몰랐다”며 “일단 설립을 무기한 보류한 뒤 학교 차원 논의를 거쳐 취소도 고려할 예정”이라고 했다.
공자학원은 중국 공산당 간부 출신이 수장을 맡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공자학원이 미국 내 중국 간첩 활동의 거점이라고 판단했다. 그 결과 미국에선 공자학원 추방 바람이 불었고 한때 미 전역에 118개였던 공자학원 숫자는 10개 이내로 줄었다. 유럽 주요 국가와 캐나다에서도 같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엔 연세대·한양대·경희대 등 주요 대학과 인천국제고, 충남 아산고, 전남 무안고 등 중·고교에 39곳 공자학원이 있다. 영명고는 공자학원 설립이 계획 단계에서 중단된 최초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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