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놀이 보려… 길 한복판 車 세우고 아파트 무단 침입
무허가 텐트·쓰레기 투기 여전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서울 세계 불꽃 축제’에 107만 인파가 몰렸다. 서울시와 경찰, 주최사인 한화그룹이 인력 7700여 명을 투입, 별다른 안전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불꽃 축제 명당’으로 꼽히는 아파트에 무단으로 침입하거나, 한강공원 내 무허가 텐트 설치, 쓰레기 무단 투기 등 시민 의식이 실종된 모습도 여기저기서 나타났다.
이날 오후 7시 20분부터 오후 8시 40분까지 진행된 불꽃 축제 본행사에선 한국·미국·일본 팀이 총 10만발의 폭죽을 쏘아 올렸다. 일부 시민은 4일 밤부터 ‘명당’을 차지하겠다며 한강공원 여기저기에 텐트로 자리를 잡아뒀다. 공원 내에선 오후 7시까지만 텐트 설치가 가능하지만 이날 규정은 무용지물이었다. 불꽃 축제가 끝날 때까지 마포대교·원효대교 인근 잔디밭엔 텐트가 빼곡했다. 한강공원 관리소가 축제에 앞서 “텐트가 있으면 인파 사고가 날 경우 더 위험해진다. 텐트를 거둬달라”고 세 차례나 안내 방송을 했지만 일부 시민은 요지부동이었다.
축제 현장 인근 여의도 아파트 단지 곳곳에선 외부인들이 옥상과 복도 등에 무단 침입해 입주민과 실랑이를 벌이는 일도 있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주민들은 “현관 앞에서 주민이 아닌 커플이 불꽃 축제를 보고 있었다” “20대 여성 무리가 집 앞에 진을 치고 있다” “학생들이 먹을 걸 사 들고 옥상으로 떼 지어 올라가고 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는 불꽃 축제를 보겠다며 막무가내로 강변에 차를 세우거나 아예 도로에 내려 불꽃을 구경하는 시민들로 몸살을 앓았다. 앞 차가 갑자기 정차하자 뒤 차 수십대가 연신 비상 깜빡이를 켜고 정차·서행하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나타났다. 교통을 통제하는 경찰이 “빨리 지나가라”며 경광봉을 흔들었지만 제대로 따르지 않는 시민도 상당수였다.
매해 지적되는 쓰레기 문제도 반복됐다. 불꽃 축제가 끝난 뒤 한강공원 곳곳엔 무단 투기한 쓰레기가 잔뜩 쌓인 ‘쓰레기 산’들이 등장했다. 잔디밭엔 시민들이 버리고 간 은박 돗자리와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맥주 캔, 치킨 박스, 간식 꼬치 등이 나뒹굴었다. 일부 고물상이 은박 돗자리, 캔 등을 수거하기도 했다. 한강사업본부는 6일 오전 8시까지 여의도와 이촌 일대에서 하루 동안 쓰레기 58t을 수거했다고 밝혔다. 이는 평소 주말 쓰레기양의 약 10배 분량이다.
목선에 설치한 뗏목을 타고 한강에 나간 일행이 “불꽃 축제를 보려고 배를 띄운 사람도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에게 구조되는 일도 있었다. 경기 김포소방서는 5일 오후 7시 5분쯤 서울 강서구와 경기 고양시를 잇는 행주대교 인근 한강에서 목선에 연결된 뗏목을 운항한 A(42)씨 등 4명을 한강경찰대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미디어 작가인 A씨는 다만 이후 본지 통화에서 “불꽃 축제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촬영을 하려고 나온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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