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세상을 바꾸는 일[내가 만난 명문장/주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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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분명 바뀐 듯한데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는 걸 몸소 겪으면 갖게 되는 실망과 분노가 클 수밖에 없다.
소설 '82년생 김지영'에서 주인공 김지영은 그렇게 실망하고 분노하다 마음의 병을 얻고 만다.
그 시간을 지원하기 위해 세상도 많이 바뀌고 있다.
어쩌면 세상을 바꾸는 일은 생각보다 간단한 것에서 시작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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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주 ‘82년생 김지영’ 중
요즘 한국에서 살아가는 부모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게 뭘까. 무엇보다 ‘시간’이다. 많은 부모가 아이를 키울 시간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한다. 세계에서 가장 긴 출퇴근 시간, 빈번하게 닥치곤 하는 야근이나 회식 등으로 한국의 부모들은 아이와 마주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 시간을 지원하기 위해 세상도 많이 바뀌고 있다. 육아휴직과 유연근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재택근무 등 다양한 제도가 도입됐고, 더 많은 사람이 쓸 수 있게, 육아휴직 급여를 올리고 기간을 늘리며 단기육아휴직 등을 더해 더 큰 변화를 꿈꾸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소소한 습관은 크게 바뀌지 않아서, 현장에서는 이를 자유롭게 활용하지 못한다고 한다. 쓰기 전엔 ‘눈치’가 보이고 쓰고 나선 ‘걱정’이 앞선다. ‘법보다 무서운 게 사내 눈치법’이라는 웃픈 이야기도 있다.
2024년 트렌드 키워드가 ‘요즘 남편, 없던 아빠’였다. 그 달라진 인식의 눈높이에서 볼 때 현재까지의 변화도 아직 부족하다.
어쩌면 세상을 바꾸는 일은 생각보다 간단한 것에서 시작될지도 모른다.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는 식의 암묵적 관행, 전례를 따지는 습관, 그 작은 규칙이나 약속이 바뀌어야 진정한 변화가 가능하다. 그래서 제도만큼이나 문화를 바꾸는 일이 중요하고, 기업과 사회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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