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 펄펄… LG 반격의 1승
5일 2-3 석패 딛고 승부 원점
4회 잇단 적시타로 뒤집기 성공
승부처 과감한 주루플레이 먹혀
임찬규, 데뷔 14년 만 PS 첫승
수원으로 옮겨 8일 3차전 격돌
프로야구 LG와 KT의 2024 KBO리그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승제) 2차전이 열린 6일 서울 잠실구장. 전날 열린 1차전에서 2-3으로 석패한 염경엽 LG 감독은 이날 1차전과 동일한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오스틴(1루수)-문보경(3루수)-오지환(유격수)-김현수(지명타자)-박동원(포수)-박해민(중견수)-문성주(좌익수) 순서대로 타선을 구성했다. 이에 대해 염 감독은 “1차전에선 잘 못 쳤으니 오늘은 좀 쳐주지 않을까”라고 되물은 뒤 “특별히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있으면 바꿔주겠는데, 컨디션이 다 비슷비슷하다. 타선이 정상적으로 돌아갔을 때는 지금의 타순이 빅이닝을 만들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역투 LG 임찬규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시즌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 KT와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뉴스1 |
경기 전 염 감독은 “야구는 결국 확률 싸움이다. 오늘 똑같은 상황이 오더라도 도루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한 대로 발로 KT 수비진을 흔들었다. 이어 홍창기의 땅볼과 신민재의 적시타로 2-2 동점을 만든 LG는 4회 1사 3루에서 박동원의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와 문성주의 좌전 적시타가 터져 나오며 4-2 역전에 성공했다.
반면 지난 1일 SSG와 5·6위 결정부터 3, 4일 치러진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 1, 2차전, 6일 준PO 1차전까지 일주일 새에 4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던 KT는 누적된 피로 탓인지 이날 수비 실책만 4개가 나오며 자멸했다. 특히 6회 1사 만루에서 신민재의 좌전 적시타 때 홈 송구에 신경 쓰던 좌익수 김민혁이 타구를 뒤로 빠뜨린 게 결정적이었다. 그사이 주자 3명은 여유 있게 홈을 밟았고, 점수는 순식간에 7-2까지 벌어졌다. 사실상 이날 승부는 끝나는 순간이었다.
LG 선발 임찬규는 승리가 절실한 상황에서 등판해 최고 시속 146㎞를 찍은 직구(32구)의 비중을 줄이고, 주무기 체인지업(32구)과 커브(25구), 슬라이더(3구) 등 변화구 위주의 투구로 KT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5.1이닝 동안 안타 7개를 맞았으나 4사구를 하나도 내주지 않는 빼어난 제구력과 위기관리 능력을 앞세워 2실점(1자책)으로 호투한 임찬규는 2011년 데뷔 후 14년 만에 포스트시즌 첫 승을 챙겼다.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도 수상한 임찬규는 “오늘 이기면 포스트시즌 첫 승이라는 것 잘 알고 있었다. 마운드에서 침착하려고 노력했고, 빅이닝만 내주지 말자라는 마음으로 던진 게 주효했다”면서 “우리의 가을야구 목표는 10승을 거두는 것이다. 이제 9승 남았다”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총력전을 선언한 염 감독은 전날 1차전에서 2이닝을 소화한 엘리저 에르난데스를 두 번째 투수로 올렸고, 에르난데스는 1.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승리의 징검다리를 제대로 놨다. 8회 김진성에 이어 9회에는 준PO를 앞두고 부친상을 당했던 마무리 유영찬을 마운드에 올렸다. 2차전부터 선수단에 합류한 유영찬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염 감독은 “경기 내내 파이팅을 선수들보다 더 많이 외쳐서 목이 쉬었다”면서 “3회 더블 스틸은 ‘스타트가 좋으면 가라’는 사인에 선수들이 잘 판단해서 잘 뛰었다. 앞으로도 자신 있게 치고, 달리는 공격적인 야구로 임하겠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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